“당신은 우리의 파트너”… 돌아온 룰라에 국제사회 러브콜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중남미 정치지형 결정 핵심인물
미·서방 등 앞다퉈 축하 메시지
브릭스 회원국도 일제히 환영

지난달 31일 대선에서 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파울루에서 군 개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대선에서 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상파울루에서 군 개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남미 ‘대장주’ 브라질의 새 수장이 결정되자 강대국들이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글로벌 공급 위기 속 브라질은 핵심 광물과 원자재를 얻을 수 있는 최대 교역시장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첨예하게 갈등을 겪는 신냉전 국가들에도 브라질은 중남미 정치 지형을 결정지을 핵심 파트너로 꼽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자 미국, 서방,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이 앞다퉈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룰라 당선인은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브라질을 이끌었으며, 이번 선거에서 역사상 첫 3선에 성공했다.


미국과 서방은 친미 성향의 룰라 당선인이 공정한 선거를 통해 당선됐음을 강조했다. 룰라 당선인의 경쟁자였던 우익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선거가 끝난 뒤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룰라의 당선 직후 “자유롭고 공정하고 믿을만한 선거를 거쳐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개표 완료 직후 불과 몇 분 후에 트위터로 축하 메시지를 남겼으며, 독일, 캐나다, 호주, 스페인 등 서방 주요 국가도 민주주의와 환경보호 등의 이슈에서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브라질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회원국인 중국도 “룰라 당선인이 이끄는 새 브라질 정부와 협력해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선거로 룰라의 높은 정치적 권위가 확인됐다”면서 “양국 간에 ‘건설적 협력’의 진전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반서방 성향의 정권이 퇴진했지만 브라질이 적대관계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브라질 내 이전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크고, 룰라 정권도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실용주의를 기반으로 한 가치 외교에 나설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룰라 당선인은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칠레 등 같은 중남미 대륙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결선투표 전 아르헨티나의 브릭스 가입을 지지하고,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가 국제무대에서 더 큰 관심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