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운수기업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나선다
전문기업 피엠그로우와 협력
업체, 데이터 수집해 활용
차주, 배터리 사용 비용 절감
부산시와 시내버스 활용 협의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 위치한 시내버스 차고지에서 전기차 시내버스가 충전을 하고 있다. 에스플레비스 제공
부산의 대중교통 운수기업이 수도권 배터리 기업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데이터 활용 사업에 뛰어든다.
주행 중인 전기차에 데이터 수집장치를 달아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고, 해당 차량 운전자에게는 운전 차량 배터리 성능 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보를 지속 제공하는 서비스다.
1일 부산의 대중교통 활용 플랫폼 전문기업 에스플레비스에 따르면, 해당 기업은 최근 배터리 전문기업 피엠그로우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에스플레비스는 동남여객, 창성여객 등 다수의 부산 버스회사를 보유한 성주에너지그룹의 자회사다.
이들이 추진하는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사업의 얼개는 시판된 전기차의 배터리를 차주로부터 따로 구매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차주에게서 구독료를 받고 배터리를 대여해 주는 구조다. 구독료는 미리 받은 배터리 가격의 90%까지만 내면 되기 때문에 차주로서도 이익이다.
대신 업체는 이렇게 사들인 배터리에 데이터 수집장치를 달아 운행 기록, 충전 기록, 배터리 상태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은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우선 보험사, 중고차 매매업체, 렌트카 등과 협약을 맺고 차량의 배터리 성능이나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는 차량 매매나 보상 가격을 산정하는 데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데이터는 운전자에게도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배터리 상태를 고려해 목적지까지 가장 적절한 충전량과 방법 등을 알려준다. 대표적인 예로 주행 거리를 고려해 배터리를 완충할지의 여부도 알려준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차량의 배터리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이 75% 이하로 떨어지면 업체는 배터리를 수거해간다. 해당 배터리는 충전 이력 등이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기 때문에 재활용 때에도 제값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업체는 해당 배터리를 남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제작에 활용한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운용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권 등을 업체가 판매해 이익을 차주와 나눠 갖는다.
현재 내년도 새롭게 전기차로 교체될 부산 시내버스의 배터리를 구독 경제에 활용하는 방안을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전기 시내버스의 배터리 가격을 업체가 지불하고 향후 운송업체나 부산시는 해당 가격의 90%까지만 구독료로 할부 납부하면 된다.
시내버스 배터리 가격이 약 1억 2000만 원 정도이니, 이 방식을 적용하면 부산시로서도 버스 1대 당 1200만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업체는 앞서 수도권 지역 다수 운송업체와 배터리 구독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이상의 사업모델을 체계화한 ‘전기차 사용자 밀착형 배터리 구독서비스 개발’ 사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기술혁신형 에너지강소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