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위해서라도”… 부산에서도 CPR 교육 신청 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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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계획 이달 접수 끝낸 적십자
사고 후 신청 잇따라 2회 더 늘려
다음 달에도 수업 5회로 늘릴 계획
소방서·119체험관도 문의 많아
교육 기회 없던 주부까지 큰 관심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안전교육센터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상설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 기본 절차 등을 실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대한적십자사 부산지사 안전교육센터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상설교실에 참가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 기본 절차 등을 실습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후 위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심폐소생술(CP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에서도 CPR 교육을 진행하는 기관마다 문의 전화나 수강 신청이 잇따른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부는 이달 CPR 교육을 총 3회 진행하기로 계획했으나, 수강 인원이 모두 마감돼 교육 횟수를 2회 더 늘렸다고 2일 밝혔다. 전월 수강 인원을 기준으로 당월 교육 계획을 세우는데,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 이후 수강 신청이 갑자기 늘면서 11월에는 수업을 총 5회 진행하기로 했다. 10월에는 CPR 교육을 3회 진행하는 데 그쳤다.


대한적십자사 부산지부는 CPR 교육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다음 달에도 수업을 5회 열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화 문의 대부분이 CPR 교육에 대한 이야기다”며 “우리는 4시간 동안 이론과 실습을 진행하고 CPR 방법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등을 교육하는데, 난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체력만 있다면 누구나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소방서와 119안전체험관에도 CPR 교육을 문의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이어진다. 학교나 직장에서 주기적으로 단체 교육을 받거나, 남성의 경우 민방위나 예비군에 참가해 CPR를 배우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태원 참사 이후 자발적으로 배우겠다고 나서는 이들의 개별 문의가 늘어난 것이다.

부산시 119안전체험관 관계자는 “주중에는 하루 6회, 주말에는 하루 3회 각 1시간짜리 CPR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며 “사고 이후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CPR를 배워 둬야겠다는 분, 별도 CPR 교육 기회가 없던 가정주부 등 개인 단위 문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부산남부소방서 관계자도 “평소 하루에 한 건도 문의가 오지 않을 때도 있는데, 1일에는 7~8건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오늘도 벌써 4~5건 정도 문의가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CPR 절차는 △환자 반응 확인 △119 신고 △호흡 확인 △가슴압박 30회 △인공호흡 2회 △가슴압박과 인공호흡 반복 △회복자세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가슴압박의 경우 환자를 단단하고 평평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힌 뒤 가슴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대고,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게 한 뒤 가슴을 압박해야 한다. 성인 기준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약 5㎝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하며 숫자를 세어가며 규칙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직업군을 제외하고는 CPR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전국 남녀 5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응급처치 방법을 알고 있다”고 답변한 이들(310명) 중 응급처치 순서, CPR,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40명(12.9%)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자격증 취득과 연계하거나 지역사회 기반 시민 대상 응급처치 CPR 교육 기회 확대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CPR 교육을 받고 싶다면 대한적십자사의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지부별 CPR 수업 일정을 확인하고 수강신청하면 된다. 전국 13개 119안전체험관에서도 CPR 교육을 하고 있어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일선 소방서에서 진행하는 수업도 ‘소방안전교육 통합예약서비스’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이 외에 대한심폐소생협회가 지정한 교육기관이나 보건소에서도 CPR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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