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의회, 해외연수 구설수 이어 이번엔 의원 간 '폭행 고소'까지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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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 혐의 동료 의원 경찰 고소
주민 “의회 무슨 일 하나” 질타

9월 22일 부산 북구 구포동 한 주차장에서 북구의회 소속 의원 간 폭행이 있었다는 고소가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당시 현장 장면. 독자 제공 9월 22일 부산 북구 구포동 한 주차장에서 북구의회 소속 의원 간 폭행이 있었다는 고소가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당시 현장 장면. 독자 제공

지난달 핀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로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관광지를 방문해 ‘외유성 출장’ 논란을 빚은 부산 북구의회에서 의원 간 폭행이 있었다는 고소가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구의회 출범 5개월 만에 외유성 출장 논란에 폭행 논란까지 불거지자 주민들의 비판도 높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북구의회 소속 A 의원이 제출한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북구의회 A 의원은 지난달 26일 북부경찰서에 동료 의원 B 씨를 상해죄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의원은 고소장에서 “B 의원이 휴대폰으로 머리를 가격하고, 가방으로 어깨를 때리는 등 폭행을 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북구의회 의원 일부와 북구의회 직원들은 올 9월 22일 북구 구포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 이후 A 의원은 구청 직원 3명과 함께 집에 가기 위해 식당 인근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후 B 의원이 A 의원을 찾아와 왜 직원을 데리고 먼저 가느냐고 항의했고 말다툼이 이어지자 B 의원이 A 의원을 폭행했다는 것이 A 의원 측의 주장이다.

A 의원은 “평소 나에게 불만이 많았던 B 의원이 욕설을 내뱉으면서 폭행했고 병원 진단을 받아보니 전치 2주의 피해를 입었다”면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을 때리는 수준의 의원이 북구의회에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사건 이후 A 의원은 B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윤리위원회 개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B 의원은 A 의원과 갈등이 있었던 건 맞지만 대화하기 위해 접근한 것일 뿐 때린 것은 아니라면서 윤리위원회와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툴 것이라고 반박했다.

B 의원은 “나와 대화 중인 직원을 갑자기 불러내 기분이 나빴던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휴대폰을 들고 있지도 않았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 이후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의회는 북유럽 복지 시스템 등 선진문물을 배우겠다며 지난달 핀란드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났지만 일정에 관광지가 포함돼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도 있었다. 당시 부산참여연대는 “북구의회가 예산 5800여만 원을 쓰면서도 계획서를 보면 언제 어디를 방문해 누구를 만나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구의회 출범 5개월 만에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에 이어 폭행 고소 사건까지 나오자 구의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진다. 주민 정 모(42) 씨는 “최근 구의회에 관련된 뉴스를 보면 좋은 소식은 없고 나쁜 소식만 들린다”면서 “구의회가 무슨 일을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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