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최성범 서장 입건은 꼬리자르기”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소방노조·서울소방노조, 규탄 성명
시민들 최 서장 옹호 여론도 확산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9일 오전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당시 대응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현장 책임자였던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9일 오전 용산소방서에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당시 대응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선 소방관들의 반발이 커진다.

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이하 서울소방노조)는 경찰의 최 용산소방서장 수사에 대해 규탄 성명을 냈다.

서울소방노조는 “이번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되도록 지켜볼 것이며, 지휘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 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며 “행안부와 경찰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는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한 결과인지 분노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며 “그런데도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압수수색을 하고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버렸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이하 소방노조)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번 참사에 떳떳한 소방관은 없지만, 일선 지휘관 책임을 묻는 것은 소방관 7만 명 전체를 희생양으로 삼는 것과 같다”며 “꼬리 자르기 수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직접 순찰하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었지만, 지난 10월 29일 이태원 안전센터 인근에서 예방 순찰을 할 만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밝혔다.

최 서장이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도 최 서장 옹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서울소방재난본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는 최 서장을 응원하는 게시글 1000여 개가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글을 올린 한 시민은 “국가는 몰라도 국민은 소방관분들이 현장에서 고생한 노고를 다 알고 있다”며 “참사 당일 국민을 지켜 주신 것처럼 이번에는 국민이 소방관분들을 지켜 드리겠다”고 적었다.

이날 소방당국은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참사 당일 지휘와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서장은 현장에서 200m 거리에 있는 이태원 119안전센터에서 대기하고 있어 출동할 때 인지하고 지휘뿐만 아니라 관리, 상황 파악 등에 직접적,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공동대응에도 출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공동대응 요청에 무조건 출동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 판단은 신고받은 상황실에서 했다"며 "용산소방서장은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