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택시서, 밥 먹다 길거리서…CPR로 환자 구한 백의의 천사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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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파티마병원 이제경 간호사
병원 앞서 의식 잃은 60대 발견
택시 뒷좌석서 급히 심폐소생술
신속한 응급조치 덕 목숨 구해
울산대병원 흉부외과 간호사 셋
방어진서 쓰러진 남성 응급처치

신속한 대처로 소중한 목숨을 살린 이제경 창원파티마병원 간호사. 창원파티마병원 제공 신속한 대처로 소중한 목숨을 살린 이제경 창원파티마병원 간호사. 창원파티마병원 제공

퇴근길에 택시에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본 간호사가 한달음에 달려가 심폐소생술(CPR)로 생명을 구했다.

지난달 17일 오전 7시 54분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파티마병원 현관. 야간 근무를 마친 이제경(27) 간호사가 퇴근하다가 정차 중인 택시를 발견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택시 뒷자리 문이 열려 있는데 손님이 내리지 않았고, 보안 직원들의 움직임이 다급했다.

흉통과 체기를 호소하던 60대 남성 A 씨가 딸과 함께 병원에 오다가 급기야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이 간호사는 자초지종을 듣기도 전에 택시 뒷좌석에 올라 A 씨의 가슴을 압박하며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사이 응급실 의료진과 스태프들이 도착해 환자를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겼고, A 씨는 기관 삽입과 제세동 처치 후 맥박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호흡을 되찾았다.

A 씨가 처음 의식을 잃은 곳인 용원지하차도에서 병원까지 거리는 약 1km. 심정지의 경우 골든타임이 통상 4분으로, 이 간호사의 신속한 응급처치 덕분에 A 씨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간호사는 A 씨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현장에 널브러진 신발과 소지품 등을 챙겨 응급실로 전달하고 그제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한다.

전승훈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장은 당시 환자 상태에 대해 “심정지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환자 인지 후 빠른 심폐소생술”이라며 “이 간호사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 덕분에 환자가 건강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A 씨는 ‘심정지는 골든타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간호사가 퇴근 도중 저를 발견해 CPR로 살렸다. 정말 감사하다’는 글을 병원 누리집에 올렸다.

또 A 씨는 “과거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뒤 10일간 입원한 병실 담당 간호사가 이 간호사였다”면서 “대단한 인연이다. 믿고 의지할 병원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간호사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 인사와 칭찬을 받아 부끄러웠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시는 것까지 지켜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병원 측은 이 간호사에게 ‘착한 사마리안 상’을 수여했다.

앞서 울산에서도 대학병원 간호사들이 퇴근 후 저녁을 먹다 길거리에 쓰러진 남성을 발견하고 CPR을 실시해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이들은 울산대학병원 흉부외과에서 일하는 김다인·김지원·조은채 간호사로, 이달 2일 울산 동구 방어진 해안가 식당 앞에서 바닥에 쓰러진 남성에게 심폐소생술을 했다. 당시 이들 간호사는 근무를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쓰러진 남성을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두 명은 막 간호사 2년 차에 접어들어 심폐소생술 경험이 없었지만, 위급한 상황을 보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고 한다. 이 남성은 간호사들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에서 가벼운 검사를 받은 뒤 퇴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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