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국면 진입” 내년 성장률 전망 1.8%로 낮췄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10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실에서 경제전망과 관련된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 제공
내년 우리 경제는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투자 부진도 이어지면서 1.8%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하게 되는데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DI는 “대내외 경제여건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으로 경기둔화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은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추정했다. 민간소비는 코로나19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며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고물가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 시장금리 상승으로 상품소비가 둔화되면서 올해(4.7%)보다 낮은 3.1%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경기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2022년(-3.7%)에 이어 2023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부진과 자금조달 여건악화로 2022년(-3.0%)에 이어 2023년(0.2%)에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로 상품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1.6%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상승폭은 축소되겠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0%)를 넘는 3.2% 상승률을 나타낼 전망이며 취업자수는 올해 79만명보다 크게 축소된 8만명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KDI는 “통화정책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둔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 금리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 부채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내수 경기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브리핑에서 “이달 말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을 텐데, 가능하면 낮은 폭으로 인상을 해 가면서 물가 상승세를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책 측면에서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실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 차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법정 최고금리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KDI는 덧붙였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