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로수, 샹젤리제처럼 네모지게 다듬는다
부산역~중앙동 1km 구간
버즘나무 97그루 ‘특화 전정’
프랑스 파리처럼 명물거리로
10일 부산 중부경찰서~부산역 구간 중앙대로변에 버즘나무가 우거져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원도심에서 부산역으로 이어지는 중앙대로의 가로수들이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가로수처럼 네모지게 다듬어진다. 부산시는 특화된 가지치기를 통해 명물거리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중구 중앙동 부산중부경찰서에서 동구 초량동 부산역광장에 이르는 중앙대로 1km 구간의 가로수를 사각형 형태로 잘라 가꾸는 ‘중앙대로 가로수 특화사업’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부산시는 국·시비 2억 원을 들여 이달 중순부터 한 달간 해당 도로가에 심어진 버즘나무(플라타너스) 97그루를 사각형으로 ‘특화 전정’할 계획이다. 특화 전정이란 특정한 형태로 나뭇가지를 잘라내는 작업을 말한다.
원도심 지역 중앙대로에선 가로수 수령이 50년에 가까워지면서 빽빽하고 무성하게 자란 가지가 경관을 저해하고 도로표지판과 신호등을 가린다는 민원이 줄곧 제기돼왔다. 인근 건물 간판을 가려 상점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가지치기를 요청하는 민원도 자주 접수된다.
가로수가 사각형 모양으로 가지치기된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부산일보DB
부산시는 이번 사업으로 거리 경관을 개선하고 가지가 무성한 가로수로 인한 민원도 어느 정도 해소되리라고 본다. 가지치기 효과를 높이고 통일감을 부여하기 위해 나무별로 들쑥날쑥한 높이로 뻗은 가지들도 건물 3~4층 높이에 해당하는 12m 수준으로 맞추고 간격도 일정하게 다듬을 예정이다.
중구청은 가지치기 작업이 완료되면 이 구간에 포토존을 조성하고 경관용 야간 조명 설치를 검토하는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프랑스 파리 명소 샹젤리제 거리와 서울 서초구의 반포대로에서 힌트를 얻었다. 샹젤리제 거리의 네모반듯한 가로수 조경과 크리스마스 무렵 나무에 설치돼 거리를 붉게 밝히는 조명은 파리를 상징하는 경관으로 자리 잡았다.
서초구청도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본떠 2018년부터 반포대로에 일정한 간격과 높이의 사각형 가로수 경관을 조성하고 있다.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 관계자는 “획일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일부 구간을 특화하면 샹젤리제 거리처럼 가로수 경관으로 도심 속 명소를 연출할 수 있다”며 “빠른 가로수 생장 속도를 감안해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