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직무 대행자, ‘차기 회장직’서 자유로운 임원 유력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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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까지 이끌 인물 선임 시급
그룹 서열 1위, 회장 후보군에 포함
공정성 시비에 지주 임원 낙점 예상
14일 이사회… 경영승계 절차 개시
차기 회장 선출 임추위 본격 운영

BNK금융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다음 주부터 실시한다. 부산은행 전경. 부산일보DB BNK금융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다음 주부터 실시한다. 부산은행 전경. 부산일보DB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이 조기에 사임함에 따라 BNK금융이 직무 대행자를 선임하고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절차를 다음 주부터 본격 실시한다.

BNK금융지주는 오는 14일 BNK금융지주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다고 10일 밝혔다.


김 전 회장 사임한 이후 이사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김 회장의 공식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 BNK금융을 이끌 직무 대행자를 선임하고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이사회가 해결해야할 시급한 사안은 적절한 직무 대행자를 선임하는 일이다. 직무 대행자는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민감한 시기에 BNK금융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하는 만큼 조직 내외부에서 누가 선임될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관례상으로 직무 대행자는 그룹 내 서열 1위가 맡아왔다. 현재 회장직이 공석인 상황에서 BNK금융 내 서열 1위는 안감찬 부산은행장이다. 그러나 안 행장은 현재 차기 회장직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안 행장이 직무 대행자가 되면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다. 이사회에서는 공정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 행장 대신 금융지주 임원 한 명을 직무 대행자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임추위도 본격 운영된다. 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군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발표평가, 심층 면접을 거쳐 최고 후보자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임추위에서 추천한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를 두고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BNK금융지주 이사 총 8명 중 임추위는 4명이며 모두 사외 인사들이다.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허진호 변호사, 이태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감사, 김수희 변호사가 임추위 소속 이사들이다.

앞으로 임추위는 외부 인사를 추천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은 이달 초 약 5년 만에 차기 회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가 오를 수 있도록 허용했다.

BNK금융은 김 전 회장이 취임한 다음 해인 2018년부터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를 제한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치권과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자 이달 초 열린 이사회에서 ‘외부 전문 기관의 추천을 받아 외부 인사를 회장 후보에 올릴 수 있다’는 내용으로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일부 수정했다. 따라서 임추위는 헤드헌팅 업체 등 외부 후보를 추천하는 전문 기관을 선정하고 외부 후보 수, 추천 방법 등에 대해 논의한다.

임추위가 외압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차기 회장을 결정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임추위 이사들이 모두 김 전 회장 쪽과 가까운 사람들로 알려져 있어 직간접적으로 차기 회장 선임에 김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김 전 회장의 자녀 의혹 등을 이유로 BNK금융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김 회장이 차기 회장 선출에 개입하는 것은 ‘자충수’라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여러 사정을 따져봤을 때 임추위가 김 전 회장보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먼저 살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BNK금융 그룹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절적한 직무 대행자와 차기 후보를 선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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