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아니냐”… 진주시의회 해외 연수 ‘시끌’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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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산업 침체 극복 방안 찾자”
내달 14~21일 이탈리아행 추진
시민단체, 외유성 짙다며 비판
의회 “목적 맞게 제대로 준비 중”

진주시(왼쪽)·진주시의회(오른쪽) 전경. 김현우 기자 진주시(왼쪽)·진주시의회(오른쪽) 전경. 김현우 기자

진주시의회 시의원 전체가 다음 달 이탈리아 해외 연수를 계획 중인 가운데 지역 시민단체가 이를 외유성 연수라며 비판하고 있다. 시의회는 의정 발전에 필요한 연수이며, 결과물로 평가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갑론을박이 빚어지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지난달 12일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체 시의원 22명과 수행 직원 10명 등 32명의 출장을 최종 의결했다.

연수 목적은 해외 선진지 탐방과 지역 특화산업인 실크산업 발전에 접목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다. 목적지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꼬모, 볼로냐, 피렌체, 로마 등이며 일정은 다음 달 14일부터 21일까지 6박 8일이다.

예산은 1인당 420만 원(항공료 210만 원 포함)으로 32명 모두 합치면 1억 3400만 원에 달한다.


10월 27일 제242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모습. 김현우 기자 10월 27일 제242회 진주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모습. 김현우 기자

연수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터져나왔다. 일반적으로 해외 연수를 갈 때는 위원회 별로 목적에 맞게 소규모로 움직이는데, 굳이 전체 의원이 함께 연수를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진주시의회는 올들어 이미 해외워크숍과 국내 연수를 한 차례씩 다녀왔다.

시의원 12명을 포함해 민주평통 진주시협의회 50여 명은 지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일본으로 해외워크숍을 갔었다. 또 이에 앞선 올 8월에는 22명 시의원 전원이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지만 결과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았다.

진주시민공익감시단(대표 김용국)은 최근 논평을 내고 “진주시의회의 연수에 대한 준비 부족과 사후 보고서 미작성 등을 미루어 볼 때, 진주시의회의 12월 이탈리아 해외 연수의 실효성이 있을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수에 대한 준비와 보고를 철저히 할 생각이 없거나 자신이 없다면 세금 낭비하지 말고 깔끔하게 연수를 취소하라”고 말했다.

반면 진주시의회는 해외 연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금까지와 다른 해외 연수 방식을 도입해 예산 낭비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시의회는 앞서 공무국외연수추진단을 구성하고 블라인드 방식으로 여행사를 선정했다.

상임위별로 연수 목적도 달리 지정했다. 기획문화위는 이탈리아의 스마트도시 정책과 도시재생사업 정착 사례를, 도시환경위는 친환경 교통정책과 자원재활용 정책을 확인한다. 경제복지위는 실크산업 발전모델과 특화산업 육성·지원 방안을 살펴보는 일정을 잡았다.

현지에서 발전적인 사례 견학이 가능하도록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심화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연수 결과보고서를 본회의 안건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또 지금까지 연수 결과를 시의회 누리집에만 게시했지만, 이탈리아 연수부터는 시민보고회를 열어 시민 관심을 높일 생각이다.

양해영 진주시의회 의장은 “초선의원도 많고 시의원들의 경험과 공부가 필요하다. 어느 때보다 청렴성과 공정성을 더해 연수 계획을 작성했고 연수 이후 시민보고회를 여는 등 혁신적인 체계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진주의 한 실크업체 대표는 “침체된 실크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예산을 심의하는 시의회의 발전된 시각이 필요하다”며 “외유성 연수로 비판받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결과물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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