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예산에 팔 걷어붙인 정점식·김두관… 부울경 협치 시험대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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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 PK 정치권’ 고질 해결 기대

 내년도 예산은 부산·울산·경남(PK)의 협치 시험대로 꼽힌다. PK 여야가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에는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국비 확보의 키를 쥔 국민의힘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양산을) 의원이 경남 지역구 의원임에도 부산과 울산 예산에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두 사람이 이번 예산전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부울경 정치권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예산안조정소위를 가동,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증·감액 심사에 들어간다. 이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된 ‘부울경 초광역 발전계획 1단계 선도사업’ 공동 대응을 약속, 3개 시·도 경제부시장, 부지사를 공동 단장으로 하는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국비대응단’을 운영 중이다. 총 19개 형태로 총 2082억 원이 반영된 발전계획 선도사업은 부울경이 초광역권으로 성장하기 위한 첫 마중물로 꼽힌다. 3개 지자체가 부울경에 자동차·조선·항공산업을 3대 주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친환경 산업구조로 신속히 전환하는 등의 초광역권 발전 계획을 논의한 끝에 마련한 전략이다.

 문제는 부울경 초광역 발전계획 선도사업 외에 각 지자체가 국비 확보를 필요로 하는 사업들은 개별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히 여야 예산소위 명단에 PK 몫으로는 경남의 정점식, 김두관 의원이 포함되면서 부산과 울산에서는 불안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즉각 부산시와 울산시의 예산 확보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이 같은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이달 초 이들은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각각 만난 자리에서 서울에 상주 중인 부산시 국비대응팀과 상시 소통이 가능하도록 부산 예산을 담당하는 별도 보좌진을 지정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간 3개 지자체뿐 아니라 부울경 지역 정치인들이 보여 온 각자도생식 보신주의적 행태와는 대조적이라는 호평이 나온다.

 특히 그간 ‘PK 정치권은 모래알’이라는 비판이 분출된 상황에서 이들의 이 같은 행보에 부울경 지역의 기대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예산전 성공 여부에 따라 두 사람이 지역 맹주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김영삼, 노무현, 문재인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하는 등 대한민국 정치사 흐름을 주도해 온 PK이지만 최근 여야 지도부나 당직을 보면 이 같은 말이 무색하다”며 “수도권에 대응할 새로운 축인 부울경의 첫 마중물이 될 이번 예산 확보 성과는 정점식, 김두관 두 사람의 정치 커리어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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