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여성을 즐겁게 하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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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지난 20세기 후반엔 여자의 성에 관한 관심이 ‘오르가슴’이었지만 이제는 소위 ‘성적 쾌락’을 찾는다고 한다. 이들은 성 행동에 따라 오는 감각적 쾌감, 정신적 친밀감, 결속, 사랑, 수용, 관용 같은 것들에서 많은 성적 즐거움을 얻기 때문에 꼭 오르가슴이 없더라도 섹슈얼 웰빙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주로 서양에서의 얘기고, 우리나라 여자들은 아직도 많은 경우 오르가슴을 성교에서 얻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하는 실정이니, 아무래도 한국 남자들은 자신들의 아내를 성적으로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공부를 좀 더하면 좋을 듯하다.

아직도 강한 정력으로 아내를 정복(?)해야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선 여자가 뭘 원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실은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데 이런 대화를 하는 경우는 부부간에 매우 드물다. 외국 통계이기는 하지만 가상 인물인 ‘변강쇠’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여자는 전체의 10%를 넘지 못하고, 성교시간이 매번 15분이 넘는다면 같이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는 여자가 많다는 보고도 있다. 강하게 오래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포르노에 속지 마시기 바란다. 이 통계는 연령과도 관계가 있어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다고 한다.

오르가슴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이것이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얘기일 뿐이다.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이 되면 골반 전체에 많은 피가 고여 울혈상태가 되는데 이를 빠르게 배출하기 위하여서라도 오르가슴은 필요하다. 어쩌면 이를 성취하지 못하면 성적불만, 결혼불만, 인생불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오르가슴이 일어나야 모성애와 같은 여성다움을 유발시키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이 다량 분비되므로 가정 평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여자가 단순히 오르가슴을 얻는 것이 목적이라면 자위 그러니까 자기의 클리토리스와 그 주변을 자극하는 행위로 충분하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남자의 피스톤 운동에 ‘이제나, 저제나…’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오르가슴을 목표로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둘 사이의 사랑을 가교로 하는 친밀감을 주고받고 쌓아두는데 목적이 있음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자위 다음은 오럴이고 그 다음은 손가락으로 자극하는 핑거링이다. 어쩌면 삽입성교는 많은 성행동 중에 가장 오르가슴을 얻기에 어려운 방식일 수도 있다.

예전처럼 남녀가 한번 만나면 어쩔 수 없이 평생을 살아야 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무릇 연애, 결혼, 출산, 행복한 가정을 원하는 모든 남자들은 여자를 즐겁게 해주는 공부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이 들어가며 성적 친밀감을 차차 잃어가는 노부부들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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