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지지도에도… PK 국힘 ‘김기현 쏠림 현상’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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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PK 차별’ 논란이 원인
차기 총선 유불리 분석도 작용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김기현(울산) 의원의 일반 지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런데도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이 김기현 의원을 중심으로 급속히 결집하는 양상이다. 대중성이 높은 당권 주자에게 몰렸던 이전의 PK 정치권과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이다. 왜 그럴까.

미디어토마토·뉴스토마토가 10월 11~12일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김 의원의 지지도는 6.3%로, 전체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4위에 불과하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한 조사에선 13.2%로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부울경 정치권의 ‘김기현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의힘 PK 당협위원장들이 당원 교육 연사로 가장 많이 초청하는 정치인이 김 의원이고, 부울경 현역들의 물밑 지지 선언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부산의 A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 의원이 당권을 잡아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고 했고, 울산의 B 의원은 “김 의원이 당대표가 돼야 차기 PK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PK 정치권의 모 인사는 “현재로선 부울경 현역들은 대부분 김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본인도 부울경 공략에 유달리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의원은 21일 “지금까지 부울경 당협(전체 40곳)의 절반 이상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휴일인 지난 20일에도 경남 창원성산과 진해, 김해 등 중·동부 경남지역을 방문했다. 부산지역 당협은 대부분 방문한 상태다.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김 의원을 특별히 주목하는 이유는 ‘연고성’ 때문이다. 그는 부산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울산에서 4선 의원과 울산시장을 지냈다. 현재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PK 토박이’는 김 의원이 유일하다. 부산고를 졸업한 안철수 의원은 줄곧 서울에서 정치를 해 왔다.

현 정권에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PK 역차별’ 논란도 부울경 정치권이 김 의원에게 쏠리는 한 요인이다. 김 의원은 “정부와 대통령실 고위직에 PK 출신이 거의 없다”며 “특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원내대표,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모두 비(非)PK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김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현 정권 탄생의 주역인 PK가 ‘핫바지’가 돼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여기에 장제원·박성민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들이 김 의원과 직간접 연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김 의원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김 의원은 이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 건설, 울산과 경남 경제 살리기 등 부울경의 시급한 현안들을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선 PK 출신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가 된다면 ‘낙동강 벨트’ 총선에서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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