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교육과정 개발 공청회, 경찰까지 출동 ‘파행’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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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공청회에 보수 단체 난입
고성 오가자 경찰 중재 토론 무산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21일 마련한 '부산 교육과정 총론 개발 공청회'가 일부 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제공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21일 마련한 '부산 교육과정 총론 개발 공청회'가 일부 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제공

지역 특색과 교육공동체 의견을 반영해 부산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는 교육과정 총론 개발 공청회가 열렸지만, 일부 단체의 반발로 경찰 출동 사태까지 빚어지며 결국 무산됐다.

2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1일 오후 4시께 부산지역 한 호텔 강당에서 ‘부산 교육과정 총론 개발 공청회’가 열렸다. 부산 교육과정은 부산지역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울 교육과정을 통칭한 개념으로, 기존 국가 교육과정에서 담아내지 못한 지역의 특색과 지역 교육공동체 요구를 반영해 부산에 최적화한 교육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려는 시도다. 부산 교육과정 총론 개발 출범식은 지난 5월 김석준 전 교육감 재직 시절 처음 시작됐다. 2022 개정교육과정의 지역화·분권화 흐름에 맞춰 타 지역은 관련 편성·운영지침 등을 만들었지만, 부산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면적인 교육과정 개발에 나선다는 취지이다.

이날 공청회는 교육과정 총론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교원과 학부모, 학생 대표와 시민 등 수십 명이 모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 등에 따르면 공청회 시작과 동시에 일부 보수 성향 단체 관계자 10여 명이 강당에서 일제히 공청회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부산 교육과정 총론 개발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등 내용이 빠진 것에 대해 항의하고, 부산 교육과정 논의 전반과 정치적 전교조 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와 단체 관계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관계자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공청회 참석자들을 중재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음 달 부산 교육과정 총론 발표를 앞두고 열린 공청회가 무산되면서 부산 교육과정과 관련된 토론은 이날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전교조 부산지부는 성명을 내고 해당 단체와 부산시교육청을 규탄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성명을 통해 “공청회는 시작 전부터 보수단체의 고성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1시간이 넘는 단체의 행위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없이 현장에서 해당 공청회를 취소했다”면서 “공청회 파행과 취소의 책임은 단체와 시교육청에 있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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