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세계 해양수산 기술패권 경쟁과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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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부경대 총장

기술패권 경쟁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 해양수산 분야도 이 같은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까지는 풍부한 인력이나 수산자원을 보유한 중국,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자동화와 디지털·스마트화를 이룬 선진국을 중심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국면을 맞았다. 단적인 예로 노르웨이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의 수산물 가공기지인 중국을 제치고 수산물 수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을 들 수 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는 어선, 양식장,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높은 수준의 자동화와 스마트화를 달성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각각 약 540만 명, 40만 명에 불과하고 인건비가 매우 높은 국가인데도 자동화를 달성해 품질 경쟁력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에서도 개발도상국을 앞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두 나라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혁신적인 젊은 인재를 배출하고, 이들이 활발하게 산업계로 진출하는 게 수산 선진국이 된 원동력이다.

노르웨이 작년 수산물 수출 세계 1위

스마트화와 혁신 인재 유입이 원동력

국내 수산업 고령화·인력난에 허덕여

시설 첨단화·젊은 인력 유인책 요구돼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현재 해양수산업은 고령화와 인력 부족의 늪에 빠져 있다. 생산에서 유통, 가공, 무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인력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인구가 적고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생산활동 자체가 어려운 기업까지 발생하고 있어 지자체 차원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대체 투입할 정도다. 이마저도 단기 고용으로 긴급 수혈에 그치는 실정이다.

해양수산업의 인력난은 오래전부터 예상됐던 문제다. 하지만 이에 대처할 자동·디지털·스마트화 같은 변화를 제때 이루지 못함으로써 전통적인 업태 속에서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고령화된 인력이 바닥에 앉아서 수산물의 내장을 제거하며 세척하는 등 옛 형태에 머물러 있는 수산물 가공이 그런 경우다.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인 MZ세대는 해양수산 분야 진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올해 취업준비생 32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의 설문조사 결과, 수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13.0%에 그치고 67.9%가 뜻이 없다고 대답했다. 해양수산 분야 전공자들마저 해당 산업 진출이 부진한 상태다. 해양수산 전문 인력 육성과 공급은 마이스터고와 국립대, 전문대를 중심으로 관련 전공과정 이수자가 해양수산 분야 각계로 진출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들 교육기관의 졸업생은 물론 재학생마저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입사, 공무원 시험에 관심을 쏟으며 해양수산 분야 진출을 주저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해양수산 전공자들조차 관련 기업과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정보 획득이 어려운 점이 해양수산 인재 공급구조의 한계로 지적된다. 결국 해양수산업은 젊은 세대에게 발전과 희망이 있는 미래산업이 아니라, 낡고 오래되고 열악한 전통산업으로 인식되며 기피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반면 노르웨이 수산업은 젊은 인재 유치를 위해 수산기업들과의 연결을 통한 혁신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다. 노르웨이는 수산혁신클러스터에 인재 탐색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기업과 연결시켜 학생들이 다양한 기업의 현안과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100개가 넘는 수산기업이 참여하는 수산 인재 인턴십 프로그램은 수산업의 가치사슬뿐만 아니라 아이슬란드 등 해외 수산 강국에서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배우는 기회까지 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수산기업이 마주한 현안을 직접 해결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직업 만족도를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미래 인재를 해양수산 분야로 대거 끌어들일 수 있는 체계적인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해양수산업계도 젊은 글로벌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이상을 키울 수 있도록 적정하게 대우하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부가가치가 낮은 저임금 구조에서 단기 성과나 하늘의 운에 기대는 곳은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없어 인재 유입은 요원하다.

해양수산 분야의 젊은 인재 유입을 위해선 기업과 인재들 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MZ세대에 해양수산업의 미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 주고, 이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는 산업적 혁신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와 지자체들도 전문 인력 육성과 인재들의 해양수산업 진출이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해양수산업이 첨단기술 산업으로 거듭나고 인재 유입이 활발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에서 낙오하는 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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