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테니스장 없애고 3910㎡ 규모 별관 신축
2026년 완공 목표…법정·사무실 추가 확보
남부산등기소도 통합 운영, 적체 현상 일부 해소 기대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산일보DB

부산지법 동부지원이 부족한 법정 공간과 사무실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 내 테니스장을 없애고 별관을 새로 짓는다. 동부지원의 재판 처리 속도를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부산고법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법원부지 내 테니스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연면적 3910㎡ 규모의 별관을 신축한다. 올해 9월 공모를 통해 설계업체를 선정했고, 지난달부터 설계 작업이 진행 중이다.

부산고법은 2024년 상반기에 동부지원 별관 신축을 착공해 2026년 상반기께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별관 신축 작업은 1988년 동부지원 개원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난 법률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뤄진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102만여 명이 거주하는 수영·남·해운대구·기장군을 관할한다. 2020년 기준으로 민사 사건 1만 4911건이 접수됐는데 이는 부산지법 본원의 52%(2만 8238건)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심리하는 판사 숫자는 2020년 기준 부산지법에 99명, 동부지원에 27명이 근무 중이다. 판사 수가 본원의 27%에 불과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판이 열리는 법정의 숫자도 부족해 사건이 지연되기 일쑤였다.

부산변호사회에 따르면 특히 민사 소액 사건의 경우 부산지법 본원은 접수에서부터 판결선고까지 평균 144.7일이 걸리는 데 반해 동부지원은 245.9일이 소요된다. 심리하는 법원이 다르다는 이유로 100일이 넘게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판사 숫자가 충원되거나 관할구역이 조정되지 않는 이상 법률 서비스의 불균형 문제는 해결될 수 없으나, 부산고법은 별관 신축으로 법정이 추가로 확보된다면 이 같은 적체 현상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해 부산변호사회는 남구를 동부지원이 아닌, 본원 관할로 조정하는 취지의 입법청원서를 법원행정처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신축 별관 예정부지. 부산고법 제공

신축 별관 건물에는 남부산등기소도 이전한다. 현재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해 수영구와 남구를 관할하는 남부산등기소는 해운대, 기장을 담당하는 동부지원 등기과와 향후 통합돼 운영될 예정이다.

지역 법조계는 동부지원 주차문제도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의 한 변호사는 “동부지원에 사건이 몰리는 날이면 주차공간이 없어 주차장에서 20~30분씩 허비할 때도 많다”며 “대중교통도 원활하지 않은데, 주차공간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별관만 신축되면 법조인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불편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