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소각장 매각 또 유찰 관광호텔 개발 ‘난감’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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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자 없어 올 들어 두 번째 무산
금융 애로에 향후 수익성도 의문
서부산 관광거점 개발 지연 우려


지난 6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에서 부지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지난 6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 사하구 다대소각장에서 부지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서부산 관광개발 거점 역할을 할 사하구 다대소각장 민간 매각이 또다시 유찰됐다. 연이은 유찰로 서부산 관광개발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부산시는 매각 조건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하구 다대소각장에 대한 공유재산 용도지정 매각이 또 유찰됐다. 올 9월 유찰에 이어 두 번째다.

부산시는 지난 10월 19일 ‘(구)다대소각장 부지 문화복합휴양시설 유치를 위한 공유재산 용도지정 매각 재공고’를 냈다. 매각 대상 재산은 다대소각장 부지 1만 2882.6㎡와 건물 2동, 공작물 1식으로 총 예정 가격은 약 424억 7238만 5260원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곳은 도시계획상 관광호텔만 지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자가 사업 계획 일부로 콘도미니엄 건립을 제안할 경우, 부산시는 도시계획 변경 등 혜택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낙찰자는 이곳을 매입한 뒤 문화복합휴양시설 용도로 건물을 지어 10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 또 낙찰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보증금을 납부하고, 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잔대금 전액을 내야 한다.

앞서 9월 유찰된 공고에서는 1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전체 매각대금의 5% 수준인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지 못해 유찰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는 컨소시엄, 부동산 사업자 등으로부터 문의가 들어왔지만 실제로 입찰에 참가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입찰이 연이어 유찰되면서 다대소각장을 중심으로 한 서부산 관광개발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는 지난해 ‘다대 뉴 드림 플랜’을 제시하며 2013년 가동이 중지된 다대소각장에 글로벌 호텔을 유치해 인근 해수욕장, 몰운대, 해변공원 등 관광자원과 연계한 문화복합휴양시설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대소각장은 부산시가 장기 표류사업 중 제1호로 정책을 결정한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얼어붙은 부동산 금융시장 상황이 안정화되기 전까지 선뜻 나서는 사업자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영산대 부동산대학 서성수 교수는 “지역에서 매우 특수한 입지가 아니라면 호텔만 운영해 수익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해운대구 우동은 오시리아 관광단지 영향으로 호텔업이 각광받기도 하지만, 센텀시티만 봐도 호텔은 고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다대포가 바다를 낀 자연조건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아직 미래가치는 동부산에 몰린 상황이다”며 “콘도를 포함시키더라도 쉽게 나서는 사업자가 없을 것 같고, 입찰에 참여하는 게 신기한 정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부산시는 매각 조건을 완화해 다시 공고를 낸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자가 금융권에서 개발 자금을 빌리고, 개발 후 갚는 형식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현 금융 상황에서 60일 이내에 많은 금액을 지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공유재산법에 60일 이내 잔금을 치르도록 명시하는데, 예외규정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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