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중·노년층…고금리에도 '마통' 수요 여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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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급등…마이너스 통장 수요 크게 줄어
전체 마통 계좌 수 감소…60대 이상만 늘어
생활비·긴급자금 등으로 의존도 높은 영향

대출금리 급등으로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유독 중·노년층은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 은행지점 입구에 전세 자금 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출금리 급등으로 마이너스 통장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유독 중·노년층은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 은행지점 입구에 전세 자금 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안내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출금리 급등으로 '마이너스 통장'(한도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유독 중·노년층은 여전히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의존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통장이 통상 생활비나 긴급자금 등으로 이용되는 점을 볼 때 중·노년층의 '생활고'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마이너스 통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45조 199억 원, 계좌 수는 300만 7000좌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통장은 지난 3년간 큰 증가세를 보이다가 최근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어지며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1년 말 대비 올 8월 말 전체 마이너스 통장 계좌 수는 3.3%(311만 1000좌→300만 7000좌) 감소했고, 잔액도 8.4%(49조 1585억 원→45조 199억 원) 줄었다.

특히 20대의 마이너스 통장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계좌 수는 12만 1000좌에서 10만 1000좌로 16.5%가 줄었고, 잔액은 2조 2427억 원에서 1조 6009억 원으로 28.6%나 감소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 중·노년층의 감소 폭은 훨씬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계좌 수는 1.1%, 잔액은 2.6% 감소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계좌 수는 오히려 53만 5000좌에서 54만 4000좌로 1.7% 증가했다. 잔액은 1.4% 줄었다.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 건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고금리 영향에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이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대비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0대 마이너스 통장은 8만 3000좌가 새로 개설돼 19.4%를 차지했고, 60대 이상 연령층은 4만 5000좌가 개설되며 10.5%를 차지했다. 올해(8월 말 기준) 들어서는 50대가 4만 4000좌가 개설돼 22.2%를 차지했고, 60대 이상 연령층은 2만 6000좌가 개설돼 13.1%를 차지했다.

가파른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고 등으로 인해 마이너스 통장에 대한 수요가 타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진 의원은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하며 차주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나 부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대출 원인과 부실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 금융시장 전반의 위기로 전이되지 않게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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