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전국 출판인들이 담아낸 지역의 맛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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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탐닉/한국지역출판연대

<맛의 탐닉> 표지. <맛의 탐닉> 표지.

부산 기장의 대표적인 여름보양식은 말미잘 요리다. 말미잘을 잘 손질한 뒤 수육이나 매운탕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식감도 좋은 데다 고단백질로 몸에도 좋다. 말미잘은 주로 ‘붕장어 주낙’에 결려서 올라오는데, 한때는 붕장어잡이 배의 객식구로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색깔이 좋고 통통한 모양새도 괜찮아 ‘붕장어매운탕’에 함께 넣고 끓여 먹었던 것이 지금의 ‘말미잘매운탕’으로 거듭났다. 최원준 시인은 ‘말미잘 매운탕’의 국물이 걸쭉하고 진한데도,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돈다고 전한다.

<맛의 탐닉>은 한국지역출판연대에 속한 전국 방방곡곡의 책쟁이들이 직접 맛보고, 느끼며 음식에 얽힌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광주를 시작으로 전라도 지역의 산해진미와 제주도 특유의 소박한 식당과 먹거리가 주는 맛과 멋을 먼저 소개한다. 부산에서는 말미잘 요리를 비롯해 태종대 조개구이, 부산에만 있다는 물떡과 부산어묵 등을 소개한다. 천혜란 남해의봄날 편집자는 통영의 소소한 충무김밥과 시락국밥이 어떤 화려한 산해진미보다 더 낫다고 말한다. 오해은 산지니 편집자는 통영 고등어회의 색감이 감탄을 자아내고 고등어구이, 고등어조림과는 완전히 다른 맛과 식감을 준다고 평가한다.

김수영 담다 대표는 대구 원조 맛집 ‘미성 복어불고기’로 이끈다. 씹으면 씹을수록 두툼한 복어살에서 나온 담백함이 매콤한 소스와 어울려 완벽한 조화를 자랑한다며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복어불고기가 대구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전한다. 이에 대해 강수걸 한국지역출판연대 회장은 “바다생물의 요리가 내륙도시인 대구가 시초라니!”라며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밖에 광주의 홍어, 대전의 칼국수와 두부두루치기, 강원도의 막국수와 메밀부치기도 미각을 자극한다. 한국지역출판연대 지음/상상창작소 봄/168쪽/1만 5000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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