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도와 무릎 인공관절 수술 완성도 높이는 로봇”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수술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
최근 인공관절 수술서 활용 증가
조직 손상 줄이고 출혈도 최소화
부산미남병원 올해 9월도입

마코 로봇은 환자의 연부조직 상태를 반영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임상 경험이 많고 숙련도 높은 의사가 집도할 때 수술 성공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춘기 부산미남병원 대표원장이 마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부산미남병원 제공 마코 로봇은 환자의 연부조직 상태를 반영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임상 경험이 많고 숙련도 높은 의사가 집도할 때 수술 성공률이 더욱 높아진다. 이춘기 부산미남병원 대표원장이 마코 로봇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부산미남병원 제공

기온이 뚝 떨어지면 무릎은 더 아프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관절 주위 인대와 근육도 경직된다. 염증이나 신경 문제로 발생하는 통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무릎은 우리 몸의 관절 중 염증이 생기기 쉬운 부위 중 하나. 온종일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데다가 체중의 부하를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무릎에 통증이 생기면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심하면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슬관절치환술’은 6만 7770건 시행됐다. 2016년의 6만 3210건보다 4500여 건 늘었다. 고령자의 수술도 늘고 있다. 지난해 슬관절치환술 평균 수술 연령은 71.1세로 2012년보다 1.9세 높아졌다.


■수술 정확도 높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얇아지고 닳으면서, 무릎 관절 위아래 뼈가 부딪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관절염 초·중기에는 주사 치료, 물리치료, 운동요법 등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은 말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기능 회복이 어려운 환자의 뼈를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해 통증 완화와 관절 기능 회복을 돕는 수술이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에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증가한 점이다. 올해 9월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 스마트로보틱스(Mako SmartRobotics·이하 마코 로봇)’를 도입한 부산미남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수술의 정확도’를 꼽았다.

마코 로봇은 수술 전 CT로 촬영한 환자의 무릎 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해 환자의 뼈와 같은 3D 모델로 구현한다. 환자마다 다른 해부학적 특성이나 환부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수술 시뮬레이션을 하듯 환자 무릎에 맞는 최적의 인공 관절 크기와 각도·위치 등을 고려해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한 엉덩이관절부터 무릎관절과 발목관절의 중심을 잇는 축을 맞추는 과정에서도 로봇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정확도가 높아진다. 일반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다리 축 정렬을 맞추는 기구를 삽입하기 위해 뼈에 구멍을 내야 하고, 이때 많은 출혈이 발생한다. 로봇 수술에서는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출혈 감소 효과가 있다.

2019년 발표된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효과와 신뢰도 비교’ 연구 결과를 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정확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정확한 다리 정렬과 임플란트 위치에서 평균을 벗어나는 예외적인 표본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적었다. 또 관절 기능을 평가하는 다양한 측정값에서 점수가 더 높았고 출혈이 감소하는 등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로봇 수술에서도 중요한 의료진 숙련도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할 때는 정밀한 절삭과 정확한 삽입도 중요하지만, 근육·인대·힘줄 등 무릎 주변의 연부조직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마코 로봇은 반자동형 로봇으로, 수술을 집도하는 전문의가 환자의 연부조직 상태를 반영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절삭을 진행할 때 계획된 수술 범위를 벗어나면 절삭 기능이 자동으로 멈춰 정상 연부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근육·인대 등의 연부조직은 CT로 확인하기 어려워 수술 전 수립한 계획을 재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 계획을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실에서 의사가 실제 뼈와 연부조직의 상태를 확인할 때, 마코 로봇은 수술실 모니터를 통해 환자의 무릎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여 준다. 다리 정렬, 무릎 사이 간격, 인대 장력의 균형 등을 확인할 수 있어 미세한 조정이 가능하다.

수술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일수록 유연하게 수술 계획을 조정할 수 있고 변수에도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어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도를 높인다. 부산미남병원 정형외과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수술 노하우를 축적한 관절 전문의들로 구성되어 있어 로봇 수술의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이춘기 부산미남병원 대표원장은 “마코 로봇은 수술 전 계획을 수립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정보를 3차원 이미지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수 있다”며 “수술 정확도를 높이고 연부조직을 고려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어 환자가 수술 후 통증을 덜 느끼고, 무릎 움직임이나 운동범위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수술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이사는 “이춘기 대표원장은 4500례 이상의 슬관절 전치환술을 시행하고 마코 로봇 수술 교육 자격을 취득하는 등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모두에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부산미남병원의 숙련도 높은 전문의들과 마코 로봇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 향상과 함께 부산지역의 로봇수술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미남병원이 도입한 마코 로봇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으로, 한국을 포함해 세계 유수 의료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 36개국에서 도입해 총 85만 건 이상의 수술이 진행됐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