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대오 약화 금주가 파업 분수령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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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책회의서 엄정 조치 강조
산업계 생산 회복 중 판단한 듯
6일 예고 총파업 참여율 가늠자
강 대 강 대치 지속 여부 ‘고비’

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인 지난 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화물연대 총파업이 9일째인 지난 2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초강경 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철도·서울교통공사 등 대형 노조들이 잇따라 파업을 철회했다.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파업 대오’가 약화한다는 분석 속에 화물연대 운송거부에 따른 물류 피해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이번 주가 화물연대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화물연대 사태와 관련,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집단운송거부뿐만 아니라, 정상 운행을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 사후적으로 정상 운행 차주에게 보복하는 행위는 모두 법을 위반하는 범죄 행위”라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서 끝까지 추적하고 신속 엄정하게 조치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조직적으로 불법과 폭력을 행사하는 세력과는 어떤 경우에도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강경 대응을 내세우면서도 “정유, 철강 등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즉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화물 운전자 대체인력의 확보, 군 인력과 장비의 활용 등 대체 수단을 신속히 확보해 산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대비책을 지시했다.

정부의 강경 대응 입장이 이어지는 것은 산업계가 생산 등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시멘트 분야의 경우 업무개시명령 이후 운송 차주들이 빠르게 복귀하며 레미콘 업계는 출하량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명령 송달 결과, 운송업체 29곳과 화물차주 175명이 운송을 재개했거나 복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레미콘 업체들도 40%대까지 떨어졌던 생산라인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다만 부산 지역 레미콘 생산량은 큰 변동이 없다. 부산지역 업계 관계자는 “경기, 충북, 강원 등엔 민주노총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차량도 많지만 부산은 노조의 영향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업무개시명령 이후 조금씩 레미콘이 반입돼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급한 불은 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일 현재 전국 74곳의 주유소 기름이 품절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철도노사는 지난 2일 밤샘협상으로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파업을 철회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도 지난달 30일 파업 돌입 하루 만에 노사 합의를 이루는 등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파업 대오’가 약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로 예고된 민주노총의 전국 동시다발 총파업에 철도노조의 참여는 힘들 전망이다. 철도노사 잠정합의한 안에 대해 내부적 검토뿐만 아니라 조합원 총회를 통한 인준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파업을 했으면, 민주노총의 파업 대오에 대규모 참여가 될 건데 그렇게는 아마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파업에 다른 노조가 결합하지 않으면서 정부는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는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국무회의 일정을 따로 잡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민주노총 상층 지도부는 강경한 분위기이나, 일선 노동자나 비조합원 사이에서는 복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계가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화물연대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가처분과 취소 소송을 낼 방침이어서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법과 원칙을 내세우는 정부와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는 노동계가 맞붙는 전면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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