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규제’에 미사일 70발 퍼부은 러시아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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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우크라이나 전 지역 공격
4명 사망, 동부 전력망도 파괴
본격 겨울 맞는 수백만 명 막막
튀르키예 해상에선 유조선 정체

지난 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이 발생하자 지하철역 안에서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 미사일 공격이 발생하자 지하철역 안에서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8주 만에 8번째로 우크라이나 전역의 목표물에 미사일을 퍼부었다고 영국 BBC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원유 상한제 규제가 적용된 첫 날인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가해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력망을 파괴했다. 남쪽의 오데사는 전력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부 자포리자에서는 미사일이 민간 거주지에 떨어져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미사일 공격으로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7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중 60발이 격추됐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의 주장이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17개 목표물을 모두 타격했다고 맞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 오후 비디오 연설에서 “이번 러시아의 공격이 이웃 몰도바의 전기 공급에도 타격을 입혔다”며 “러시아의 공격이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전체에 위협이 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예전에도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급망을 강타했는데, 본격적인 겨울을 앞둔 상황 속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전기를 사용할 수 없게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일부 서방 지도자는 러시아가 민간 인프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이 전략을 전쟁 범죄라고 불렀다. 전력망에 대한 공격이 반드시 국제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군사적 이점과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하는 러시아의 전술은 구체적인 군사적 이점을 얻기보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테러를 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BBC에 말했다.

한편 5일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튀르키예 일대 해상에는 유조선들의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 보도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자국의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선박보험 가입 인증을 요구해 유조선의 교통 체증도 가중됐다.

이 신문은 러시아 흑해 항구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튀르키예 보스포러스, 다르다넬스 해협에 유조선 19척이 대기 중이라고 보도했다. 튀르키예 당국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 맞춰 새로운 보험 가입 여부를 증명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러시아산 원유를 매입하지 않은 유조선은 서방의 선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도록 규제받고 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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