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이전 금융 공기업들, 매출·순익 더 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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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온 4개 기업, 경영성과 더 뚜렷
‘수도권 벗어나면 경쟁력 약화’ 근거 없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2014년 부산으로 옮겨 온 금융 공기업 4곳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이들의 성장세는 더 뚜렷했다.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산업은행의 서울 본점 전경.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2014년 부산으로 옮겨 온 금융 공기업 4곳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이들의 성장세는 더 뚜렷했다.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산업은행의 서울 본점 전경. 연합뉴스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수도권에 있는 금융 공기업들은 그동안 지방 이전에 크게 반발하면서 그 근거로 경쟁력 약화를 내세웠다. 부산 등 지역으로 본사가 옮겨 가면 매출액과 순이익 등 기관의 경영성과가 악화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과 달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2014년 부산으로 옮겨 온 금융 공기업 4곳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부산으로 이전한 이후 이들의 성장세는 더 뚜렷했다. 지금까지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엉터리 논리로 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 이전에 어깃장을 놓아 온 수도권주의자들의 주장은 사실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그동안 수도권 금융 공기업들은 ‘본사의 지방 이전은 곧 경쟁력 약화’라는 논리를 방패막이로 삼아 버텨 왔다. 하지만 이를 경험적으로 증명하는 자료는 내놓지 못했다. 이번에 박 의원이 제시한 부산 이전 공기업 4곳의 경영성과 자료는 실증적인 전수 조사를 통한 결과라는 점에서 수도권주의자들의 주장과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먼저 주택금융공사는 2012년 매출액이 2조 3000여억 원에서 지난해엔 4조 원 이상으로 늘었고, 예탁결제원은 2012년 1289억 원에서 작년엔 무려 약 3배 규모로 급증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우 작년 당기순이익이 10년 전보다 배로 불었다.

부산 이전 4개 공기업은 매출액·당기순이익 증가에 대해 “주식·부동산 시장의 호황으로 인한 영향이 일부 있었다”라는 말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러한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공기업 당사자들과 여기에 편승하는 수도권 정치인들의 주장은 논리적인 근거는 물론 사실관계에도 전혀 맞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부산 이전을 놓고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가 그렇다. 민주당의 수도권 의원들은 산업은행 이전은 그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줄곧 주장하고 있지만, 같은 민주당 의원은 실제 사례를 들어 이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수도권 금융 공기업들이 지방으로 가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 하락 등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은 허구라는 게 드러난 이상 수도권주의자들의 명분은 힘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 공기업의 지방 이전을 조직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수 조사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부산 이전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인 산업은행 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산업은행 역시 오히려 서울에 있을 때보다 부산 이전이 경쟁력을 더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부산 이전 4개 공기업의 사례가 충분히 이를 보여 준다. 구체적인 현실의 실증 자료는 외면한 채 정치적인 헛된 수사에만 매몰돼서는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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