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에 지역 저가형 커피업체, ‘라테’ 가격 인상 고심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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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등 유제품 가격 상승 주원인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른 지난달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우유 원유(原乳) 가격 인상에 따라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오른 지난달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우유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우유 가격 상승으로 2차 가공식품도 연달아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에 지역 저가형 커피업체들이 ‘라테’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업체들은 당장 라테 가격 인상은 없다고 밝혔지만, 내년에도 우유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7일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국내 주요 유업체는 일제히 우유 등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서울우유는 우유 전체 제품을 평균 6% 인상했다. 매일유업도 900ml 흰 우유 제품 가격을 9.6% 올리고, 초코우유와 딸기우유 출고가도 10%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흰우유 제품 가격을 8%가량 올렸으며 동원F&B와 빙그레도 우유와 유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했다.

이에 우유가 들어가는 2차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 빙그레는 내년 1월 1일부터 인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편의점 제품의 경우 인상 시점을 이번 달부터 적용해 투게더는 8000원에서 9000원으로 12.5%, 붕어싸만코, 슈퍼콘, 빵또아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모두 10%씩 올렸다.

지역 저가형 커피 업체들은 우유가 들어가는 라테 가격 상승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앞서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는 오는 22일부터 음료 90종 중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컴포즈커피, 블루샥, 텐퍼센트 등 부산지역 저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라테를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로 판매 중이다. 우선 지역 업체들은 당장 가격 상승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커피 브랜드 대표주자인 스타벅스가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고, 이미 올해 한 차례 가격 인상을 진행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스타벅스는 원두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8년 만에 약 400원 정도 가격을 올렸다. 이후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는 커피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하지만 지역 커피 업체들은 내년에도 우유 가격이 계속 오르면 라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컴포즈커피 관계자는 “한 개 품목의 가격이 오른다고 커피 가격을 즉각 올릴 순 없고, 내년에 전반적인 임금 상승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저가형 커피업체 대표는 “작년에 비해 올해 우유 가격이 급격히 올랐다”면서 “당장 가격 인상은 없지만, 내년에도 이 추세가 지속되면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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