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 부산’ 예산 ‘줄삭감’… 박 시장 주요 공약 사업 ‘제동’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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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예결특위 내년 시 예산안 ‘칼질’
15조 3480억 원에서 203억 원 줄여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차질 전망
“시 소통 노력·사업성 설득 부족” 지적

부산시의회 예결특위가 부산시 내년도 예산안을 종합 심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회 예결특위가 부산시 내년도 예산안을 종합 심사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특위)는 7일 ‘15분 도시’ 등 박형준 부산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시의회는 그동안 부산시 소통 노력이 부족하다며 공공연히 예산 삭감 목소리를 냈다. 부산시는 시의회의 예산안 ‘칼질’에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배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공약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예결특위는 7일 부산시와 부산교육청이 요구한 2023년도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결특위는 시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15조 3480억 원에서 203억 원을 삭감했다. 특히 박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 삭감 폭이 컸다.


구체적으로 ‘부산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예산 30억 원이 깎인 것을 비롯해 ‘HAHA센터 생활권별 조성 사업’ 11억 2000만 원, ‘15분 생활권 정책 공모 선정사업’ 30억 원, ‘달맞이공원 보상’ 100억 등 15분 도시 조성 사업의 주요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도심갈맷길 300리 조성’ 22억 원, ‘차 없는 거리 조성’ 18억 원 등 걷기 좋은 15분 보행친화도시 사업 예산도 줄었다. 박 시장이 복지 분야에서 강조하던 ‘찾아가는 건강의료서비스 운영 사업’ 예산도 11억 6000만 원 잘렸다.

박 시장의 주요 공약 사업 예산이 삭감된 것은 예견된 결과였다. 시의회가 그동안 부산시를 향해 ‘사업성 부족’ ‘예산 신청 절차 무시’ 등 경고 목소리를 내 왔으며 부산시 간부들에 대해 “소통 노력이 부족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 시의원은 “시의 국실장이나 정무 라인이 여러 번 찾아와 박 시장의 주요 공약이나 사업에 대해 필요성, 명분 등을 설명하거나 설득해야 하는데 그런 적극적인 활동이 부족했다”며 “적극성도 없는 사업을 시의회가 받아들일 이유도 없고 무엇보다 세금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예결특위의 예산 삭감으로 15분 도시 주요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은 오는 2026년까지 시 전역에 500곳이 건립될 예정이었으나 30억 원이 삭감되면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HAHA센터’는 시비와 구·군비가 7 대 3으로 투입되는데 시비가 삭감된 만큼 내년에 건립 가능한 센터 수가 줄어들 수 있다. 차 없는 거리 조성 사업은 전체 예산 21억 원 중 18억 원이 삭감돼 내후년에야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시는 예결특위의 예산 삭감에 대해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부산시 재정관은 “상임위 단계에서 국·실장과 정무라인에서 시의회 의원들에게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일부 삭감 예산이 다시 배정되기도 했고, 필요하다면 내년 추경에 필요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특위는 이날 부산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 5조 6654억 원도 의결했다. 앞서 부산교육청은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예산 4조 8753억 원보다 16.2% 증가한 5조 6654억 원으로 편성했다. 예결특위는 경제교육 체험프로그램 활동비 지원 148억 8500만 원, 현장체험학습비 지원 60억 2700만 원, 창업교육 운영 8억 9400만 원 등 236억 6300만 원을 삭감 조정하고, 삭감한 재원을 예비비로 조정했다. 부산시의회는 8일 제310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시와 교육청 예산안을 최종 의결한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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