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 백스테이지] 30주년 맞은 ‘예술의초대’ 저력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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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에서 문화예술정보지 역할 톡톡
부산문화회관, 30주년 기념행사 성료
부산 문화예술의 든든한 자양분 되길

<예술의초대> 30년사 기획전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예술의초대> 30년사 기획전 모습.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출발은 소소했다. 그야말로 소식지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부산 지역의 다양한 문화 정보는 물론 공연 리뷰와 지역 문화 현안 등을 두루 전하는 ‘월간 문화예술정보지’로 탈바꿈했다. 올해로 창간 30주년을 맞은 <예술의초대> 이야기다. 필자에겐 창간 당시부터 써 왔던 <예술에의 초대>가 익숙한 면도 없지 않지만, 번역투를 벗어나기 위해 2020년 1월 호부터 바뀐 제호라니 당연한 시대 흐름인 듯하다.

(재)부산문화회관(대표이사 이정필)이 발간하는 이 잡지는 1992년 1월 호가 ‘창간호’였으니 정확히는 올해 초가 30주년이었다. 이를 축하하는 자리는 연말이 되어서야 마련했다. 지난 7일 부산문화회관 챔버홀에서 열린 ‘<예술의초대> 창간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 대표는 “전국 공공 예술기관 중에 30년을 한 번도 빠짐없이 문화예술정보지를 발행한 것은 드물 것”이라면서 “모든 부산 시민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감사했다. 변원탄 부산문화회관 후원회장을 비롯, <예술의초대> 편집위원과 필진, 정기 후원회원 등의 격려도 훈훈함을 더했다.

기념행사로 마련한 ‘예술의초대 30년사를 돌아보다’ 기획전과 렉처 콘서트 ‘베로나에서 비올레타를 만나다’도 볼 만했다. 전시는 지난 30년간 <예술의초대>를 통해 연재돼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다양한 기획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부산’에 방점을 찍고 기획한 여러 연재물을 일일이 주제별로 분류해서 되살렸다.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예술의초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정복엽 홍보마케팅팀 차장은 “전시는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층과 3층으로 옮겨서 올해 연말까지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술의초대>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렉처 콘서트 '유명 오페라 극장과 오페라 축제 이야기'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술의초대>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렉처 콘서트 '유명 오페라 극장과 오페라 축제 이야기'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이날 렉처 콘서트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아트컨시어지 이상훈 대표가 발로 돌아본 세계 오페라 축제의 면면이다. 특히 영국 동남부의 서식스 지방 루스에서 열리는 ‘글린드본 오페라 축제’나 오스트리아 서쪽 끝에 자리 잡은 보덴 호반에서 펼쳐지는 ‘브레겐츠 페스티벌’, 인구 1만 명이 안 되는 스위스 소도시에서 개최하는 ‘그슈타드 메뉴힌 페스티벌’을 눈여겨봤다. 이상훈 대표가 “숱한 공연장을 다니면서 입장권을 구입했는데, 거기에 VIP니, 가격이 얼마니 하면서 적어 놓은 건 한국과 일본 정도”라면서 “대부분은 좌석 열과 번호만 표기한다”고 말한 대목도 의미심장했다. 문화는 아직도 소수 특권층만 누리는 게 아닌데 말이다.

<예술의초대>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갈라 콘서트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예술의초대> 창간 30주년 기념으로 열린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갈라 콘서트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기념행사에 앞서 <예술의초대> 3호(1992년 3월)부터 2015년까지 23년간 편집장을 맡았던 백경옥 부산문화회관 예술단 공연사업팀장을 만났다. 혹시 들려줄 조언이 없겠냐고 물었다. “30년 전 청년 유망주로, 귀국 독주회, 독창회 소식을 전했던 분들이 이제는 지역 예술계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세대가 바뀌어 가는 모습을 <예술의초대>가 담아낸 듯합니다. 앞으로도 관객과 예술인을 잇는 가교가 되어 주길 바랍니다.” 백 팀장의 담담한 바람처럼 <예술의초대>도 부산 문화예술의 든든한 자양분으로 커 나가길 기원한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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