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하우스 활용 가치 높이려면 오페라단 연계한 공공 발레단 창설을”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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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발레축제’ 부산 포럼서 제안
해외 오페라발레단 사례도 참고할 만
규모는 이견… 발레단 설립 한목소리

발레를 통한 부산문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발레를 통한 부산문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부산 시민 삶의 질 향상과 문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항에 조성하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연계한 공공 발레단(부산시오페라발레단) 설립이 제안됐다. 특히 오페라하우스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페라단과 오케스트라, 합창단, 발레단을 연계해 육성하고, 오페라와 발레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것을 주문했다.

장광열 한국춤정책연구소장은 지난 10일 부산 금정구 아르코공연연습센터@금정 대연습실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오페라하우스는 그 자체로 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만큼 해외 오페라발레극장의 다양한 운영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는 것이다.

미국 뉴욕시는 링컨센터 안에 있는 메트로폴리탄(MET)오페라하우스를 운영하면서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 공연을 위한 전속 MET오페라발레단 외에 아메리카 발레 시어터 전용 극장으로 오페라하우스를 활용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의 국립오페라극장인 빈 슈타츠오퍼는 빈 국립발레단이 함께 사용한다.

예술학교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은 13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과 105명의 합창단원, 90여 명의 발레 단원으로 구성된 전속 예술단체가 있으며, 교육기관으로 라 스칼라 극장 아카데미가 있다. 백스테이지 투어 등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뉴욕의 MET나 파리의 가르니에 오페라하우스, 독일의 드레스덴 잼퍼오퍼는 관광객을 위한 극장 투어 코스를 운영한다.

장 소장은 “공공 발레단을 창단할 경우 공연장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양질의 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부산시립발레단(부산시오페라발레단) 창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현재 발레는 우리나라 공연예술 장르 중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르고 일반 대중들의 선호도가 높으며 관객 증가 현상도 두드러지는 등 대중화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예술 장르”라면서 “전국 통틀어 공공 직업발레단이 2개(국립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밖에 없는 상황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예술감독 선임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레를 통한 부산문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토론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발레를 통한 부산문화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토론 장면.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다만, 오페라발레단 출범 규모에 대해선 현장 참석자들과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 장 소장이 “과중한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일단 20명 내외로 출범해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토론자로 나선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하려면 제대로 된 발레단으로, 부산에 국한하지 않고 한국 최고의 발레 공연을 보여줄 수 있어야 부산 시민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백연옥 한국발레협회 이사도 “타 지역 무용수라도 잘하는 사람을 데려오고, 예술감독도 그에 걸맞게 선임해 획기적인 발레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설명했다.

또 다른 토론자 이태상 신라대 교수는 공공 발레단 창설에 있어서 부산시장과 시의회 등의 역할이 큰 만큼 톱다운 방식을 선호했으며, 함수경 잉스문화예술교육연구소 대표는 민간 즉 부산 시민들의 목소리를 업고 추진하려면 톱다운 못지않게 바텀업 방식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객석에서도 추가 발언이 이어졌다. 공공 발레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조를 이루었다. 이 중 김해성(한국무용 전공) 부산여대 교수는 “영남은 춤, 호남은 소리라는 전통도 있지만, 부산의 대학 무용교육에서도 발레가 가장 먼저 뿌리내린 점을 예로 들며 오페라하우스에 반드시 발레단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춤학회를 이끄는 김미숙 국립경상대 교수는 “국내 제2의 도시 부산에 현대무용단이나 발레단 하나 없는 현실에 젊은 춤꾼들이 자꾸만 지역을 떠난다”며 “부산시오페라발레단이 아니더라도 제2의 국립발레단을 부산에 유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봄 직하다”고 지적했다.

박인자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이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개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박인자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이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 개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

올해로 12회를 맞은 대한민국발레축제(예술감독 겸 조직위원장 박인자)는 올 7월 제주에서 지역 포럼을 연 데 이어 두 번째로 부산을 찾았다. 박 예술감독은 “많은 부산 출신의 발레 예술가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데 정작 부산에선 무용학과 폐과가 이어지면서 국립대(부산대) 하나만 남은 현실이 안타까웠다”면서 “발레 포럼이 부산 문화예술계, 특히 발레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부산의 지역공간을 활용한 문화(발레) 콘텐츠 개발 방안’(조봉권)과 ‘제도 혁신을 통한 지역 발레 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정옥희)에 대한 발제와 토론도 이어졌다.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곽동현 제공. '2022 대한민국발레축제 in 부산_포럼'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곽동현 제공.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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