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재산 은닉' 화천대유 대표·쌍방울 전 부회장 체포
검찰, 화천대유 사무실 등 10여 곳 압수수색
돈세탁 거쳐 이재명 대표에 흘러갔을 가능성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재산 은닉에 관여한 조력자들을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김 씨가 대장동 사업으로 취득한 범죄수익의 은닉 혐의 등과 관련해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 씨,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 씨 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씨와 최 씨, 이 씨의 주거지, 화천대유 사무실 등 10여 곳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김 씨가 실명·차명으로 소유한 토지·건물 등 부동산, 예금반환채권 등을 일부 동결하고 은닉 재산을 추적해왔다. 이날 체포된 이 씨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변호사 일을 하던 중 성균관대 동문인 김 씨의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화천대유 감사를 지냈고, 2019년 1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가진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엔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 씨는 김 씨의 통장을 관리하면서 김 씨 지시에 따라 자금 인출 등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과거 목포 지역 폭력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로, 김 씨와는 20년 동안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15일 김 씨가 1차 구속영장 기각 후 서울구치소를 나올 때 그 앞에서 대기했다가 헬멧을 쓰고 짐을 들어주기도 했다.
검찰은 두 사람 사이 여러 차례 이뤄진 석연찮은 금전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는 2020년 2월 화천대유에서 대여한 473억 원 중 최씨에게 20억 원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화천대유는 같은 해 6월 최 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추가로 30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최 씨는 이 돈을 중소기업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장동 수사가 진행된 지난해 10월에도 김 씨는 최 씨에게 이자나 담보 없이 30억 원을 추가 대여했다. 최 씨는 대장동 사건과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연관성을 입증할 중요 인물이기도 하다.
최 씨는 해외 도피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했고, 2013년 쌍방울 대표를 지낸 후 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2014년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김성태 전 회장을 연결해준 사람도 최 씨다.
쌍방울그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회사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최 씨에게 대여한 자금이 김 전 회장을 거쳐 돈세탁이 된 후 이 대표 측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두고 자금 흐름을 추적할 계획이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