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이겨 주마” 절친의 전쟁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프랑스 음바페·모로코 하키미
월드컵 4강서 ‘창과 방패’ 대결
파리 생제르맹 소속 절친 사이
15일 조국 위해 양보 없는 일전

킬리안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킬리안 음바페. 로이터연합뉴스
아슈라프 하키미. EPA연합뉴스 아슈라프 하키미. EPA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 프랑스와 모로코의 대결이 15일(한국시간) 펼쳐진다. 과거 모로코 영토를 지배했던 프랑스와 지배를 당한 모로코가 맞붙는 이번 대결은 양국의 자존심을 건 경기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프랑스 축구리그 파리 생제르맹 팀 동료인 킬리안 음바페(프랑스)와 아슈라프 하키미(모로코)의 창과 방패 대결 역시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와 모로코는 15일 오전 4시 카타르 알 호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200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의 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이번 대결에서 ‘2연속 월드컵 우승’을 향한 기반을, 모로코는 ‘아프리카 대륙 첫 결승 진출’이라는 야망을 품고 결전을 치른다.


모로코는 19세기부터 스페인과 프랑스의 제국주의적 욕망에 주권을 인정받지 못하며 고통받았다. 프랑스는 1956년 모로코의 독립을 인정했고, 스페인도 이어 모로코를 자치국가로 인정했다. 모로코 국민과 선수단은 이번 월드컵 4강전 상대가 프랑스로 확정되자 ‘필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프랑스와 모로코를 이끄는 핵심 선수인 음바페와 하키미 역시 이번 대결의 의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최전방 공격수와 오른쪽 풀백을 각각 맡아 ‘콤비’로 통하는 두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팀 대신 각자의 조국을 위해 뛴다.

음바페와 하키미는 파리 생제르맹의 이번 시즌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해 ‘찰떡궁합’을 자랑했다. 음바페는 2018~2019시즌부터 5시즌째, 하키미는 두 시즌째 뛰고 있다. 음바페와 하키미는 팀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주고 받으며 골 세리머니를 함께 하기도 한다. 훈련도 짝을 이뤄 자주 하기도 하는 절친 사이. 이런 친분 관계로 둘은 하키미의 조국인 모로코를 함께 여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적수로 만난다. 음바페는 프랑스 대표팀의 왼쪽 공격을 전담하고 있어, 모로코의 오른쪽 수비를 책임지는 하키미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음바페는 13일 현재 5골을 넣으며 이번 월드컵 최다 득점 선수에 올라 있다. 하키미가 이끄는 모로코는 8강전까지 단 1실점을 기록하며 막강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창’과 ‘방패’의 대결인 셈이다.

음바페와 하키미는 카타르 스포츠 전문 매체인 〈비인 스포츠(Bein Sports)〉의 유튜브 채널에 동시에 출연해 자신이 속한 대표팀의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음바페는 “프랑스는 반드시 모로코를 이길 것이며, 나는 내 친구를 무너뜨려야 한다. 가슴이 다소 아프겠지만, 축구는 원래 그런 것이다”고 미소 지었다. 하키미는 음바페의 발언에 대해 “나는 그를 차버릴 것, 나는 반드시 그를 꺾어야 한다”며 웃었다.

한편 AF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모로코 수도 라바트 인근 해안도시 물레이 부셀함에서 80대 프랑스 여성 관광객이 모로코 출신 한 괴한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와 모로코 정부는 이 사고와 함께 4강전 결과 이후 예상되는 소동에 대비하고 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