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독사 '전국 1위' 평균보다 1.5배 높아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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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고독사 첫 실태조사
부산은 10만 명 당 9.8명이나
1인가구 증가 맞물려 더 늘 듯


휠체어 타고 있는 어르신. 본 기사와는 관련없는 자료사진. 부산일보DB 휠체어 타고 있는 어르신. 본 기사와는 관련없는 자료사진. 부산일보DB

주변과 단절된 채 홀로 지내다 숨진 지 한참 지나서야 발견되는 외로운 죽음, 이른바 ‘고독사’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시는 부산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년(2017∼2021년)의 고독사 발생 현황과 특징을 조사해 14일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4월 시행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고독사 예방법)에 근거해 실시된 것으로, 국가 차원에서 고독사 실태를 조사해 공식 통계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시도는 부산으로, 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6.6명)보다 1.5배나 높은 수치로, 가장 낮은 세종시(3.6명)의 2.7배, 대구와 울산(5.2명)의 1.9배 수준에 달한다.


대전이 8.8명으로 부산의 뒤를 이었으며, 인천(8.5명), 충남(8.3명), 광주(7.7명) 등의 순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발생 비율은 2017년 4.7명, 2018년 5.9명. 2019년 5.7명, 2020년 6.4명, 2021년 6.6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이며, 부산을 비롯한 인천, 광주, 충남 등 4개 시도는 지난 5년간 한해도 빠짐없이 전국 평균치를 훌쩍 넘어섰다.

고독사 사망자는 지난해 3378명으로, 2017년(2412명)보다 40.0% 증가했다.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 수는 전체 사망자(31만 7680명)의 1% 수준이다. 사망자 100명 중 1명은 독거 상태에서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고독사 발생 건수는 2017년 2412건, 2018년 348건, 2019년 2949건, 2020년 3279건, 지난해 3378건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보다 늘었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가 여성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남성 고독사 사망자(2817명)가 여성(529명)의 5.3배에 달했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 역시 남성(10.0%)이 여성(5.6%)보다 높았다.

노년층보다 중장년층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고독사 사망자 중엔 50∼60대 중장년층 비중이 매년 50∼60%를 차지했다. 지난해의 경우 50대 남성(26.6%)과 60대 남성(25.5%)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고독사 증가 추세는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의 집계 결과 지난해 혼자 생활하는 1인 가구는 716만 6000가구로, 전년보다 7.9%(52만 2000가구)나 늘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05년 20%대였지만 2019년 30%를 넘어섰고, 지난해 역대 최고치(33.4%)를 기록했다. 205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9.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화 흐름 속에서 독거노인도 늘어 2050년엔 고령자 가구의 41.1%가 1인 가구일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도 고독사 증가 추세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현황 분석’ 결과 우울증 환자 수는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81만 1862명에서 지난해 93만 3481명으로 15.0% 늘었다. 환자 수는 20대에서 가장 많았으며 증가 폭도 45.2%로 가장 컸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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