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 주체’ 사업소 형태로 연내 확정”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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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규공연장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토론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규공연장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토론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신규 공연장 운영 방안 토론회’

부산시, 연구 용역 결과 발표


일시적 책임운영기관으로 출범

이후 ‘재단법인 형태 전환’ 가닥

예술감독, 공모 아닌 초빙으로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운영 주체’를 둘러싼 오랜 논란이 연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문화예술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립미술관이나 시립박물관처럼 ‘사업소 형태’로 출범한 뒤 재단법인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관심을 끈 예술감독은 공모 형식이 아닌 초빙이 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신규 공연장 운영 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오는 2025년 개관을 앞둔 대규모 신규 공연장 두 곳인 부산오페라하우스와 부산국제아트센터의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부산연구원에서 추진한 연구용역(김민경·오재환·이용인) 결과를 시민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

오재환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규모 공연장이 신설됨으로써 지역 공연 생태계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까에 주목했다”면서 최적화된 운영 방안으로 재단법인 형태를 제시했다. 재단법인 중에서도 △개별 법인 △통합 법인 △북항 법인(가칭) 등 세 가지 운영 모델로 나눠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했다.

운영 방향과 관련해서는 핵심 키워드로 공공성, 전문성, 안정성, 파급성을 설정했다. 기존 부산문화회관을 포함한 주요 공연 시설의 역할과 기능 재편에 대한 제안도 내놓았다. 즉 부산문화회관은 시민 문화예술 중심 공간으로, 부산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는 전문 공연예술 중심 공간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재단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서는 점진적 신규 재단법인 설립에 힘을 실었다. 5년 내 재단법인 설립을 목표로 ‘일시적 책임운영기관’으로 출범하는 방안이다. 최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현 정부 정책과 부산시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새로운 기관 신설이 사실상 어렵게 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부산시 의견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 물론 책임운영기관으로 할 경우, 일반 사업소보다는 인력 전문성이나 자율성이 높은 편이나 재단법인에 비해서는 낮다는 평가를 극복해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기관장의 신분이 부산과 같은 광역시는 4급 또는 5급으로 규제되는 점도 한계다.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규공연장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토론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13일 오후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신규공연장 운영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토론회’ 모습. 강선배 기자 ksun@

토론자로 나선 김평수 부산민예총 이사장은 “연구에서 도출한 운영 모델인 재단법인 설립을 추천한다”면서도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숫자는 전국 최다이고, 공공기관 혁신 과제를 추진 중인 점 등을 고려한다면 현실적으로 운영 주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책임운영기관이 시 지정으로 운영된다면 시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과정, 즉 거버넌스 구축이나 협의체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박희용 부산시의원은 “부산시 산하 25개 공공기관을 20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통폐합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신규 공연장을 결정하기에는 몹시 어려운 여건이다. 따라서 책임운영기관으로 가다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후에 재단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시의원은 “조직의 안정성, 공공성, 문화예술 전문성 세 가지는 꼭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규 드림문화오페라단 단장은 “재단법인 설립은 10년 넘게 논의해 왔다. 이제는 행정에 맡기고, 부산시가 책임을 지고 부산오페라하우스를 부산의 랜드마크로 잘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두환 CBS 교향악단 예술감독 역시 ‘공공산업’으로서의 문화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부산시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하고 그에 합당한 결과를 내놓지 못할 때 시민들은 매섭게 질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부산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은 “큰 틀에서 재단법인 설립은 대부분 동의한다. 다만 서둘러 운영 주체를 결론 내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하기에 사업소 형태의 일시적 책임운영기관으로 출범하는 것이 유력하다. 분명한 것은 사업소 형태지만 외부 전문가를 많이 채용하고 권한과 예산도 더 자유롭게 쓰게 할 계획이다. 예술감독은 운영 주체와 별개로 곧 선임할 예정이다. 형식은 공모가 아니라 초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선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산오페라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가 부산의 공연예술 생태계를 강화해 나가는 거점 공간이자 동력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부산시는 지역 공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끌어낼 책임과 역할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부산오페라하우스 공정은 39.7%로, 오는 2024~2025년 공사 준공 후 그랜드오픈 예정이다. 28% 공정률을 보이는 부산국제아트센터는 2024년 6월 공사 준공 후 파이프오르간 설치(6개월 소요)를 거쳐 2025년 5월께 개관 예정이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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