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 임박…헌정 사상 최초 우려·막판까지 공회전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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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예산안 인질로 이재명 범죄 물타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을 불과 하루 앞둔 14일에도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갔다. 15일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설정한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협상안을 안 가져오면 자체 수정 예산안을 15일 제출하겠다며 최후통첩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가리려 예산안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맞서고 있어 협의는커녕 대립만 격화하고 있다. 평행선을 계속 달릴 경우 헌정 사상 최초의 예산안 야당 단독 처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부터 회동 없이 여론전에 열중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으로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논리에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민주당이 예산 처리를 늦춰 민생을 옥죄고 국정을 방해하면 이재명 범죄 혐의 뉴스도 물타기 할 수 있고 결국 민주당에는 이익이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노력하겠지만 민주당이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 그 양보가 나라를 위한 좋은 양보”라며 “국내외적으로 경제 위기인데 민주당이 수를 앞세워 고집부려서 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만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끝내 ‘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 제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세종시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회 다수당으로서 주권자가 부여한 권한을 국민을 위해, 국가 발전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산안 협상이 갈피를 못 잡으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안갯속이다. 민주당은 참사 희생자 49재인 16일 전에는 특위가 본격 가동돼야 한다며 국정조사 추진을 강조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반발해 특위 위원들이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별도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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