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당원투표’에 힘 실리는 국힘 전대 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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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100만 책임당원 걸맞게”
비대위 토론 통해 룰 개정 검토
유승민 “경기 중 골대 옮겨” 반발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당권 경쟁의 쟁점으로 떠오른 ‘전대 룰’ 개정과 관련, 친윤(친윤석열)계 주자들의 바람대로 당원 투표 비율을 대폭 상향하는 방향으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일반 여론조사를 없애고, 당원 비중을 100%로 높이자는 주장도 연이어 나왔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 룰 관련한 질문에 “40대 이하 당원이 30% 정도 된다”며 “책임당원 100만 명 시대에 그 정신에 걸맞게 당원들의 권한과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원은 지난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거치며 급증해 78만 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전대 룰을 현행 ‘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에서 당원 비중을 90%, 또는 100%까지 높이는 방안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된다. 비대위는 전당대회까지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당헌당규 개정 특위를 거치지 않고 비대위 토론을 통해 곧바로 룰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 민주주의가 발전한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선진 국가 중에서 당대표 선거에 일반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나라는 없다”며 100% 당원 경선을 주장했다. 당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의원도 “어떤 조직이나 단체의 장을 선출할 때 단체 구성원들이 대표를 선출하지 외부인이 선출하는 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100% 당원투표로 당대표를 결정해도 무방하다”고 가세했다.

이번 룰 개정 작업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유지 중인 비윤(비윤석열)계 유승민 전 의원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유 전 의원도 “축구를 한참 하다가 골대 옮기는 꼴”이라고 반발한다. 이와 관련, 친윤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당원투표 비율을 조정하는 룰 변경에 적극 찬성 입장을 보인다. 반면 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역선택 방지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당원투표 비중을 조정하는 룰 변경에는 부정적이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여러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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