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시즌 ‘스크루지-호두까기 인형-킹키부츠’ 뭘 볼까?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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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발레, 뮤지컬 등 장르 다양
부산시립예술단 ‘크리스마스캐럴’ 주목
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전막 공연
화려한 쇼 뮤지컬 ‘킹키부츠’ 부산 첫선
금정·해운대문화회관서도 기획 공연 올려
연인 혹은 가족끼리 볼 만한 공연 ‘풍성’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지난해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지난해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 대신 ‘메리 스크루지’를 만나러 갈까? 크리스마스 하면 빠지지 않는 ‘호두까기 인형’을 볼까? 부산에선 첫선을 보이는 ‘킹키부츠’도 궁금하다. 가수 소향과 바리톤 고성현, 포르테 디 콰트로도 부산행 기차를 탄다.

부산 공연계에 크리스마스 성찬이 차려졌다. 올 크리스마스 시즌엔 ‘뭘 먹을까’ 대신 ‘뭘 볼까’로 바꿔도 될 듯싶다.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처럼 주목받는 ‘메이드 인 부산’ 작품이 있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서울 등지에서 찾아온 공연도 있다.

클래식 음악, 발레, 뮤지컬, 크로스오버 등 장르도 다양하다. 대부분 연인 혹은 가족끼리 볼 만한 공연이다.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금정문화회관, 해운대문화회관, 벡스코 오디토리엄 등 대형 공연장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감지된다. 미리 살펴보는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 하나쯤 ‘픽(pick)’해도 좋겠다.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지난해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지난해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캐럴’

찰스 디킨스 원작 ‘크리스마스캐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작품은 부산시립예술단 4개 단체가 참여하는 초대형 공연이다. 지난해 초연 때부터 시립예술단 콘텐츠로 만들어 가도 손색이 없겠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에서도 제대로 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야심 찬 기획이다.

이번에도 부산시립극단을 비롯해 시립합창단,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시립소년소녀합창단 등 160여 명이 출연한다. 원작의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는 메리 스크루지(시립극단 수석 이현주) 할머니로 변했고, 개과천선 플롯은 과거의 사랑을 발견함으로써 다시 자신의 참모습을 찾는 ‘보물찾기’ 플롯으로 바뀌었다.

작품을 재구성·작사·연출한 김지용 시립극단 예술감독은 “시대적으로도 여성의 힘이 세지는데 연극에선 원톱 주인공 여자는 많지 않다. 극단 환경도 여배우가 강세인 점 등도 고려해 여주인공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작곡가 백현주가 총 18곡의 합창넘버를 작곡했다. 합창 부분은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연주곡 몇 곡은 교체했다. 올해 초 합평회를 통해 지적된 내용을 일부 반영했다고 한다.

김 예술감독은 “음악과 연극, 무용 장르 예술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이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하는가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소개했다. ▶23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3시·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작곡 백현주, 지휘 이기선(시립합창단 수석지휘자), 안무 김미란·홍충민.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3인 가족 이상 예매 할인 혜택).

부산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공연 모습. 부산유니온발레단 제공. 부산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공연 모습. 부산유니온발레단 제공.

부산유니온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호두까기 인형’은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대표적인 발레 음악이다. 아름다운 선율로도 유명하다. 이 발레 작품은 연말 공연장의 단골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부산에서도 예외 없이 전막 공연을 만날 수 있다. 독일 작가 에른스트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를 각색한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한 소녀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95년 ‘김정순발레단’으로 시작한 부산유니온발레단(예술감독 김정순)이 2013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꾼 뒤 거의 매년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렸다. 코로나19로 일시 중단했던 점을 상기하면 이번 공연은 3년 만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춤이 펼쳐지는 2막에서는 한국 춤(꼭두각시)이 추가된다. 시대 흐름에 맞춰 힙합춤, 밸리춤 등 다양한 춤을 새롭게 각색(김민교 재구성)해 유니온발레단만의 색깔을 입혔다.

총출연자가 88명에 달하는 이번 공연에서 호두까기 왕자는 이은수·전민철, 별사탕요정은 박하민·김보경, 클라라는 노인혜·김시온이 더블 캐스팅됐다. 김정순 예술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차세대 유망주 발레리노 전민철 군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23일 오후 7시 30분, 24일 오후 3시 부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R석 5만 원, S석 4만 원, A석 2만 원.

뮤지컬 '킹키부츠' 공연 모습. 드림씨어터 제공. 뮤지컬 '킹키부츠' 공연 모습. 드림씨어터 제공.

뮤지컬 ‘킹키부츠’ 드림씨어터 공연

쇼 뮤지컬 ‘킹키부츠’의 부산 공연도 크리스마스이브에 문을 연다. 킹키부츠는 영국 노샘프턴의 수제화 공장들이 경영 악화로 폐업하던 중 아주 특별한 80cm 킹키부츠를 만들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구두공장의 실제 성공 스토리를 뮤지컬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2014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누적 관객 30만 명을 돌파했으며,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부산에선 처음 공연한다. 러닝타임 2시간 30분 동안 지루할 틈이 없고, 겉만 화려한 쇼가 아니라 속까지 따뜻하게 채운다는 평가여서 크리스마스 시즌 공연작으로도 손색이 없다.

킹키부츠 만들기에 도전하는 초보 사장 찰리 역에 김호영과 신재범,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유쾌한 남자 롤라 역에 최재림과 강홍석, 서경수가 열연한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열정을 다하는 열혈 공장 직원 로렌역에 김환희와 나하나가, 또 다른 구두공장 직원 돈 역에는 고창석, 심재현, 전재현이 출연한다. ▶24일~2023년 1월 1일(금요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2·7시, 1월 1일 오후 2시) 부산 드림씨어터. VIP석 15만 원, R석 13만 원, S석 10만 원, A석 7만 원.


금정·해운대문화회관도 기획 공연

금정문화회관과 해운대문화회관 등 구립 문화회관도 각각 기획 공연을 준비했다.

가수 소향. KNN방송교향악단 제공. 가수 소향. KNN방송교향악단 제공.

금정문화회관은 KNN방송교향악단(예술총감독 서희태)과 연계해 ‘소향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준비했다. 소향이 부르는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을 비롯해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인 르로이 앤더슨의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크리스마스이브 모음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24일 오후 5시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 지휘 서희태. 출연진 가수 소향, 바리톤 박정민, 첼리스트 이예성. R석 10만 원, S석 7만 원, A석 5만 원, B석 3만 원.

바리톤 고성현. 해운대문화회관 제공. 바리톤 고성현. 해운대문화회관 제공.

해운대문화회관은 바리톤 고성현의 ‘메리 크리스마스’ 공연을 기획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고성현은 부산·경남에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젬마 최·황성아·정수정, 메조소프라노 손혜은·서미선, KSH 아트 앙상블과 함께 무대를 꾸민다. ‘기억은 겨울을 써 내려간다’ ‘시간에 기대어’ 등 한국 가곡과 푸치니, 베르디,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넘버 등 다양한 음악을 예고했다. ▶23일 오후 7시 30분 해운대문화회관 해운홀. R석 4만 원, S석 3만 원, 2층 A석 2만 원.

포르테 디 콰트로 ‘크리스마스 콘서트' 포스터. 월드쇼마켓 제공. 포르테 디 콰트로 ‘크리스마스 콘서트' 포스터. 월드쇼마켓 제공.

포르테 디 콰트로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 밖에 크로스오버 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는 음악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는 24일 오후 6시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포르테 디 콰트로 크리스마스 콘서트: O Holy Night’를 연다. 포르테 디 콰트로는 올해 초 정규 4집 ‘메타포닉’ 발매와 함께 전국 투어 콘서트를 갖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 오은철을 비롯해 기타 박윤우, 베이스 황호규, 드럼 황성환, 건반 이진주 등이 함께한다. R석 13만 2000원, S석 11만 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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