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젊은 피·외부 수혈 통해 인적 쇄신 단행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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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올해도 ‘새 롯데’ 지향
신 회장 장남 신유열, 상무 승진
롯데지주 감동훈도 상무 진급


롯데케미칼 신유열 상무(왼쪽), 롯데멤버스 김혜주 대표이사. 롯데지주 제공 롯데케미칼 신유열 상무(왼쪽), 롯데멤버스 김혜주 대표이사.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롯데'를 위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그룹 전반에 젊은 리더십을 앞세우고 외부 전문가 수혈을 지속하는 한편 내부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복안이다.

관심을 모았던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는 상무보에서 상무로 한 직급 승진했다. 신 상무는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서 근무하며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수소에너지, 전기 소재 분야 글로벌 협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다만 직급 승진에 따른 역할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15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35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롯데제과 대표에는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그룹의 모태인 제과 대표에 외부인사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한 롯데제과는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신임 대표는 한국 P&G를 시작으로 초콜릿 브랜드 허쉬(Hershey) 한국 법인장, 한국 코카콜라 대표 등을 역임한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다. 소비재 분야 경력이 많고 LG생활건강의 미국 자회사인 '더 에이본 컴퍼니' 대표로 북미 사업을 이끈 경험도 있다. 롯데는 이 신임 대표가 국제 감각과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 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통해 롯데제과를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김혜주 신한은행 상무가 내정됐다. 삼성전자와 KT 등을 거친 빅데이터 전문가인 김 신임 대표는 그룹 내 첫 외부인사 출신 여성 대표다. 롯데는 또 롯데렌탈 대표이사도 외부 전략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급도 젊어졌다.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 이훈기(55)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고, 송용덕(67) 부회장과 롯데렌탈 김현수(66) 대표, 롯데건설 하석주(64) 대표는 용퇴했다.

이번 인사로 롯데그룹 대표급의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58세)보다 1살 젊어졌고, 사장 직급은 3살 어려졌다. 신임 임원 중 40대는 46%에 달한다. 또 1978년 이후에 태어난 40대 초반 신임 임원도 4명 배출됐다.

내부 전문가의 전략적 재배치도 이뤄졌다.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에는 김주남 롯데면세점 한국사업본부장, 롯데홈쇼핑 대표이사에는 김재겸 롯데홈쇼핑 TV사업본부장이 내정됐다. 롯데건설 박현철 대표는 위기 극복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 논란 등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현안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호텔 군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이사로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자리를 옮긴다.

또 감동훈 롯데지주 지역협력팀 상무보는 지난 8년 동안 부산서 일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아 이번에 상무로 진급했고, 롯데칠성 홍보 상무로 전보될 것으로 전해졌다. 자리에는 김재권 롯데건설 영남지사장(상무보)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도에 '영구적 위기'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변화와 쇄신을 실현하기 위한 정밀한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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