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한국 계정'에 막대한 부채 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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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의 진원지가 된 자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막대한 부채를 감추기 위해 ‘한국’(Korea) 계정을 사용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13일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0)와 FTX, 알라메다 리서치를 상대한 제기한 소송에서 FTX가 80억 달러에 달하는 알라메다 부채를 쉽게 구별할 수 없도록 FTX 고객 계정에 숨겼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는 이 계정을 “우리 한국인 친구의 계정”이라고 부르며 알라메다의 급증하는 부채를 감추기 위해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CTFC는 주장했다. 또 이 계정은 알라메다의 메인 및 하위 계정과 같이 FTX 리스크 관리 정책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한국인 친구’가 누구인지, 아니면 단순히 내부 코드인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블룸버그는 FTX의 전 엔지니어링 이사였던 니샤드 싱의 이름으로 돼 있는 깃허브(GitHub) 계정에 ‘BD 비용 계정’이라는 단어와 함께 ‘한국 KYC’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깃허브(GitHub)는 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코드를 저장하고 공유하기 위해 사용하는 프로그래밍 코드 저장소이다.

FTX 사업 과정에서는 ‘한국’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뱅크먼-프리드는 앞서 여러 인터뷰에서 우연히 알게 된 ‘김치프리미엄’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가격이 국가마다 규제가 다른 점을 이용해 규제가 강한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FTX는 한국에 ‘한남그룹’이라는 계열사를 뒀으며, 뱅크먼-프리드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한 뱅크먼-프리드가 미국 검찰의 형사 처벌과 금융감독 당국의 법적 조치에 직면했다.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지난 13일 뱅크먼-프리드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하고 그를 8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뱅크먼-프리드에게는 형법상 사기와 인터넷 뱅킹을 이용한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공소 사실이 모두 인정될 경우 뱅크먼-프리드는 최대 11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따라서 수십 년의 징역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13페이지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뱅크먼-프리드는 2019년부터 FTX 고객과 투자자들을 속이는 음모를 꾸민 뒤 고객 돈을 가상화폐 헤지펀드 계열사인 알라메다 리서치로 빼돌려 이 회사의 채무와 지출을 갚은 혐의를 받고 있다. 바하마에서 호화 부동산을 사들이고,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기부금을 내는 데에도 고객과 투자자들의 돈을 함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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