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용을 통한 당당한 표현이 또 다른 도전의 원동력입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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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경성대 장애인무용단 '품品' 단장

경성대 스포츠건강학과 '다함께 차차차' 산하단체
부산장애인 무용 활성화 위해 창단, 4회째 정기공연
장애인 편견·애환 담아내… 올 상반기 새 단원 오디션



 “처음에는 부끄러워했는데, 저와 함께하는 4년 동안 우리 장애인 무용단원들이 스스로 당당히 표현하는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그러한 변화가 계속해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또 다른 도전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경성대학교 장애인 무용단 ‘품品’을 이끌고 있는 최정화(사진 왼쪽) 무용단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 없이 같은 방법으로 가르치고,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더 나은 무용단을 만드는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장애인 무용단 ‘품品’은 경성대학교 스포츠건강학과에서 운영하는 ‘다함께 차차차’ 산하단체로, 부산 장애인 무용의 활성화를 위해 오디션을 통해 2019년 9월 창단됐다. 장애인의 다채로운 무용활동과 공연기회를 마련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동등한 협업을 통한 문화·예술활동 증진과 장애인 인식개선에 이바지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다함께 차차차’는 지역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신체활동과 문화·예술 활동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대학기반 재능기부·사회봉사 프로그램이다.

 “장애인이라서 조금 이해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비장애인을 가르칠 때처럼 똑같이 가르쳐주고 잘못된 점은 반복적으로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서로 긴 시간 동안 함께하다 보니, 귀 기울여 집중해주는 모습들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품品’은 지난해 12월 ‘최고의 걸작품(品)’이라는 주제로 제4회 정기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최 단장은 ‘어느 누구나 같을 것이다’라는 기획의도를 통해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겪는 편견, 애환과 희노애락을 작품 속에 표현했다. 이날 공연에는 약 400명의 관객들이 찾아 공연장은 만석을 이뤘다.

 “올해는 더 할 일이 많습니다. 제5회 정기공연 뿐 아니라 초청공연으로 관객을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2023년 공연에 참여할 장애인 무용수를 올 상반기 모집할 예정입니다. 오디션을 통해 장애인 무용단 ‘품品’의 단원들을 선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립니다.”

 최 단장은 올해 더 발전할 무용단을 자신하며 이는 장애인 무용단원들이 무용하기 위해 모인 시간을 즐거워하고 기다리며 스스로 변해가는 모습 덕분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공연 연습이 힘들었겠지만 완성된 모습을 촬영해서 보여주고, 칭찬해주는 과정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용을 시작할 때 흥이 날 수 있도록 신나는 음악을 틀고 자기 마음대로 춤을 추게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고 서로 소통하고 ‘멋지다’ ‘잘했다’는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모두가 무용수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 단장이 무용단을 맡게 된 계기는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게 된 장애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장애인 가족과 함께 살아온 것이 편견없이 장애인과 마주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무용수의 길이 아닌, 안무·지도·치료에 중점을 두고 계속 공부했던 것은 아마도 이런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 선택이 된 것 같습니다. 박사과정을 공부할 때 지도 교수님과 함께 지역 장애인의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해 다함께 차차차를 확장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장애인의 니즈를 파악·분석하면서 장애인 무용단 '품品'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최 단장은 장애인 무용단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무용단원 전원과 공유하면서 새해에는 더 열심히 매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애인무용 공연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장애인무용단 ‘품品’의 공연을 보러 오신다면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장애인 예술이 부산에서 발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서준녕 기자 jumpjum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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