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냉철하게 계산해 결론 내리길”
이 대표 검찰 수사 전면 방어 당에 큰 부담

고민정 “이 대표 외 당 이끌 사람 없어”
이재명 ‘바닥 민심’ 공략으로 돌파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리스크’를 둘러싼 내부 갈등을 계속하고 있다. 이 대표 스스로 대표직 사퇴 등 결심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당 지도부에선 “(분열은) 정부 여당이 원하는 바”라며 단합을 외치는 모습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도 그런 문제가 있으면 당대표를 하면 안 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당대표 출마에) 반대했던 이유가 이것”이라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당이 최악의 상황인데 이 대표가 냉철하게 계산해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면서 “지금 당대표 직을 수행하는 것이 이 대표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지혜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변호’하는 상황이 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게 비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당대표 직을 내려놓고 ‘정치적 대응’이 아닌 ‘사법적 대응’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명계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비명계 중진인 설훈 의원도 지난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당대표를 내놓고 혼자 이 상황에 대처해 국민들로부터 역시 이재명답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 지도부의 일원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19일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당대표 직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현재 민주당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이 대표 말고 누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흔들어댈수록 민주당은 분열의 조짐을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게 정부 여당이 원하는 바”라고 분석했다. 다만 고 최고위원도 이 대표에 대해 “(검찰 수사로) 정말 위축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재명다움을 오히려 더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김진태발 건설사 위기’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전투력’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 논의에 대해 “그게 왜 공정한 거고 그게 왜 상식이냐”며 “가장 불공정하고 몰상식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18일에는 페이스북에서 “김진태발 금융위기에 따른 ‘돈맥경화’로 건설사 연쇄도산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종합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속으로,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전국 순회 일정도 진행하고 있다. 22일에는 안동·울진, 23일에는 강릉·춘천·원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검찰의 수사로 인한 압박을 ‘바닥 민심’ 공략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지만 당내 갈등이 계속되면서 정치적 성과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