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100%’ 대표 선출… 국힘 당권 경쟁 구도 격변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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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만 반영
50% 득표자 없으면 결선투표
“친윤 주자 힘 얻고 유승민 타격”
친윤 대세 향방·40대 표심 주목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일반국민 여론조사 없이 ‘당원 투표 100%’로 차기 당대표를 뽑기로 했다. 또 최다 득표자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는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한 ‘결선투표’도 도입한다. 전당대회 룰 변경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당권경쟁 구도에 심대한 변화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현행 ‘7(당원) 대 3(일반)’인 대표 선출 규정을 변경해 ‘당심’만 전면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상임전국위(20일)와 전국위원회·상임전국위(23일) 등 3차례 회의를 잇달아 소집해 이번 주 안에 당헌 개정 작업을 완료하기로 했다. 이날 비대위는 전국 단위 선거의 각종 당내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다른 당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도 도입했다.

이번 주 당헌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에 돌입하게 된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현재 자천타천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인물로는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총리 등이 있다. 일각에선 권영세(통일) 원희룡(국토교통) 한동훈(법무) 장관 투입설과 함께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대구시장 차출설도 나돌고 있어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헌 개정으로 친윤(친윤석열)계 당대표의 출현 가능성이 더 한층 높아졌다고 내다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급상승했고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는 ‘친윤 당대표’ 요구가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5개월여 만에 40%대(41.1%)를 회복한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 조사(12~16일)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윤 대통령 지지도는 90%에 육박하는 88.7%를 기록했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가 지난 13~14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실시한 결과 전체 지지도는 유승민(37.5%) 전 의원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8.7%에 불과했다. 대신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60.0%)과 정의당(52.0%) 지지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유 전 의원은 새로 바뀐 경선룰에서는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친유승민계 의원들이 연일 경선룰 변경에 반발하는 이유이다.

중도 성향의 안철수 의원도 약간 불리해졌다고 평가된다. 그도 “(룰 변경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친윤계 당권주자 중 확실한 ‘대표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PK(부산·울산·경남) 대표 주자를 표방해 온 김기현 의원이 어느 정도 유리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지지도가 높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경선전이 본격화되면 김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은 있다. 최근 당원이 급증한 40대 이하의 표심을 누가 장악할 지도 주목된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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