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술 “기업에 도움 되는 맞춤형 장애인 근로자 양성할 것”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재술 부산직업능력개발원 원장

‘업체 컨설팅’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산학 연계 전문성 교육 일자리 늘려
지역 강점 e스포츠·화훼 장식 추가

“장애인 근로자 고용은 의지의 문제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부산직업능력개발원(부산직능원) 박재술(59) 원장은 ‘장애인 근로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기업·공공기관의 인식 전환을 강조한다. 100%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기업에 도움이 되는 장애인 근로자를 양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최근 기장군 부산직능원에서 진행된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 원장은 “제대로 (고용을)해보지도 않고 막연하게 장애인이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다 보니 의무 고용률이 저조한 것”이라면서 “업체 컨설팅 등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의 낮은 장애인 고용률은 줄곧 지적돼 왔다. 지난해 2월 당시 24개 공공기관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의무 고용률을 지키지 못했다.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고 말자’는 식의 민간 기업도 상당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0년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15세 이상 장애인 취업률(23.3%)은 전국 최하위였다. 다행히 부산직능원의 다양한 ‘취업 매칭’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지자체 등도 협력에 나서면서 최근 곳곳에서 고용 개선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달 말이면 임기가 끝나는 박 원장이 지난 4년간 노력한 끝에 맺은 결실이다.

“상시로 운영되는 기계 분야를 비롯해 전자, 디자인, 정보기술, 건축, 외식, 네일아트 등의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공공기관 취업 준비반 등도 개설했습니다. 부산의 강점인 e스포츠와 화훼 장식도 신규로 만들 계획입니다.”

e스포츠와 건축 등은 부산직능원만의 차별화된 과정이다. 이와 함께 부산직능원은 ‘찾아가는 컨설팅’으로 각 기업이 원하는 직무 교육 과정을 별도로 만들기도 한다. 교육이 끝나면 취업 연계, 사후 적응, 재취업도 지원한다. 매년 180명 이상이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하며 90% 이상이 취직에 ‘골인’한다.

“물론 일부 기관이 원하는 전문적인 직무 교육을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분야의 기초학력을 쌓은 장애인 근로자가 있다면 산학 연계를 통해서라도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각 기관도 전문성만 따질 것이 아니라 보조 업무라도 장애인 근로자가 할 수 있는 직무를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회사 내 카페에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넘쳐나는 택배 분류 직무를 만드는 등 의지만 있다면 의무 고용률을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그는 부산직능원의 역할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데에도 남다른 공을 들인다.

“모집 인원이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입학생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대가 직능원에 관심을 가지도록 지하철, 신문, 라디오, 버스 등 곳곳에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또 부산직능원이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해 거리가 먼 장애인도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통학 차량도 늘리는 중입니다. 기업의 인식 개선, 맞춤형 장애인 근로자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낼 것입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실시간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