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열풍, BTS의 질주, 한국영화 돌풍…세계 매료시킨 ‘K콘텐츠’ 눈부신 한 해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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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중문화 결산

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올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올 5월 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흥행과 변화, 그리고 도전이 공존한 한 해였다. 2022년 한국의 대중문화는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주류로 우뚝 섰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에미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새 역사를 썼고,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칸국제영화제를 흔들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볼 수 없었던 ‘천만 영화’가 오랜만에 나왔지만,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극장가 한파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한 해 대중문화계가 걸어온 길을 결산한다.


박찬욱, 칸영화제 감독상

송강호 남우주연상 쾌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드라마 넷플릭스 상위 랭크


블랙핑크·스트레이 키즈

글로벌 K팝그룹으로 부상


■전 세계 휩쓴 ‘K드라마’ 흥행 계속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스틸 컷.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스틸 컷. 넷플릭스
올해 미국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을 거머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AP연합뉴스 올해 미국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을 거머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AP연합뉴스

지난해 시작된 ‘오징어 게임’ 열풍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미국 대표적인 대중문화 시상식으로 꼽히는 ‘에미상’에서 비(非) 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했다.

K드라마는 세계 대중문화계에서 주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와 ‘연모’ ‘환혼’ ‘재벌집 막내아들’ 등이 OTT 콘텐츠 세계 순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송강호. AP연합뉴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송강호. AP연합뉴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컷. CJ ENM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 컷. CJ ENM

한국영화도 국제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 송강호는 영화 ‘브로커’로 이 영화제의 남우주연상 주인공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감독과 배우가 나란히 이곳에서 수상자로 호명된 건 한국영화 103년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는 한국 콘텐츠에 있어 또 하나의 눈부신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전 세계 시청자 10명 중 6명이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고, 영어 이외의 언어로 만들어진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10개 중 3개가 한국 작품이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에이스토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 컷. 에이스토리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OTT의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올해 K콘텐츠에 55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넷플릭스는 아예 국내 특수시각효과(VFX) 인재 양성에 나서기로 했다. 디즈니플러스의 행보도 주목할만하다. 루크 강 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K콘텐츠를 향후 글로벌 시장 공략의 핵심 요소로 꼽으며 투자 확대에 나설 것을 밝혔다.


■새 기록·역주행…K팝의 도전

그룹 방탄소년단이 올 10월 열린 2030 세계 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콘서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이 올 10월 열린 2030 세계 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콘서트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빅히트 뮤직

K팝도 의미 있는 도전을 이어간 한 해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올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K팝 아티스트’ 2개 부문을 휩쓸며 5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올 6월 발표한 선집 음반 ‘프루프’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

BTS는 내년 2월 열리는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도 3년 연속 노미네이트됐다. BTS는 콜드플레이와 함께 한 ‘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옛 투 컴’ 뮤직비디오로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달 멤버 진이 군입대를 하면서 당분간 BTS의 완전체 활동은 보지 못할 예정이다.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 YG엔터테인먼트

이외에 블랙핑크와 스트레이 키즈 등도 글로벌 그룹으로 주목받으며 K팝 시장의 새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가요계의 흐름도 주목할만하다. 올해 국내 시장 주요 키워드에선 ‘역주행’과 ‘4세대 걸그룹’을 빼놓을 수 없다.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그룹 아이브와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신드롬을 불러왔다.

뉴진스는 데뷔 앨범 트리플 타이틀곡 ‘어텐션’ ‘하입보이’ ‘쿠키’ 등을 모두 히트시켰다. 이 곡들로 MZ세대 사이에서 ‘챌린지’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 5월 가요계에 발을 디딘 르세라핌도 ‘피어리스’ ‘안티프래자일’ 등으로 활동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걸그룹 뉴진스. 어도어 걸그룹 뉴진스. 어도어
걸그룹 르세라핌. 쏘스뮤직 걸그룹 르세라핌. 쏘스뮤직

음원차트 역주행도 눈에 띈다. 윤하는 올 3월 발표한 정규 3집 리패키지 ‘엔드 시어리: 파이널 에디션’의 타이틀곡 ‘사건의 지평선’으로 지난달 주요 음원차트 정상에 올라 연말까지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 테이와 성시경도 예전 발표곡인 ‘모놀로그’ 리메이크 곡과 ‘너의 모든 순간’을 각각 음원차트 상위권에 다시 올려놔 주목받았다.

윤하 ‘사건의 지평선’ 뮤직비디오 스틸 컷. 뮤직비디오 캡처 윤하 ‘사건의 지평선’ 뮤직비디오 스틸 컷. 뮤직비디오 캡처

■콘텐츠 시장 또 한 번 ‘지각변동’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중문화계는 다시 한번 지각변동을 겪었다. OTT가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극장이 하나의 선택지로 변화하면서 콘텐츠 소비 형태가 바뀌었다. 또 이전엔 제작 단계부터 콘텐츠 포맷을 정했던 것과 달리 이젠 원천 IP(지적 재산권)를 먼저 개발한 뒤 여러 포맷으로 만드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영화에 오른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영화에 오른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2’ 스틸 컷.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극장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에도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 5월 영화 ‘범죄도시2’가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리면서 극장가에 다시 훈풍이 부는 듯 했지만, 여름 개봉작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얻은 데다 이후에도 그렇다 할 흥행작이 나오지 않아 영화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지난 5월 1455만 명이던 극장 관객수는 6월 1547만 명, 7월 1629만 명, 8월 1495만 명, 9월 986만 명, 10월 620만 명을 기록하며 1000만 선이 다시 한번 무너진 상황이다.

티빙이 시즌이 이달 합병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티빙·시즌 티빙이 시즌이 이달 합병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티빙·시즌

OTT 시장의 판도는 새롭게 짜이고 있다. OTT 성장세가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르면서 OTT 업체들은 타사와 상호보완적인 전략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토종 OTT인 티빙은 이달 1일 시즌을 흡수 합병했다. 왓챠는 웹툰 등 새 융합 서비스를 내세우며 재기에 나섰고, 넷플릭스는 지난달부터 한국 시장에 기존 기본 구독료보다 더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선보이며 다시 한번 공세를 시작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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