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조사 낙제점… 이기대~해운대 케이블카 사업 접나?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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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동백섬 4.2km 케이블카
용역서 경제성 평가 0.1에 그쳐
환경·공공재 훼손 논란도 더해
사실상 건립 사업 백지화 전망
내년 1월 최종 용역 보고 뒤 결정

부산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조감도.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이기대공원과 해운대구 동백유원지를 잇는 해상관광케이블카(이하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시가 정부에 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한 결과, 경제성과 비용 편익 등이 매우 낮게 분석됐기 때문이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리맥)에 지난해 10월 의뢰해 진행한 해상케이블카 사업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경제성(B/C)은 0.1로 매우 낮고 비용 편익 또한 1보다 훨씬 낮게 분석돼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손태욱 관광진흥과장은 “통상 리맥이 도출한 비용 편익이 1을 넘어야 사업 추진이 가능한데,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1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해상케이블카 건립 사업을 추진했던 민간사업자 (주)부산블루코스트는 지난해 5월 사업 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들은 사업제안서에 민간 경제연구소 조사 결과를 근거로 비용편익이 1.1 이상이라고 자신했다.

부산블루코스트는 앞서 2016년에도 이 사업을 최초 제안했으나 시는 반려했다. 이어 5년 뒤인 지난해 5월 총 사업비 6091억 원으로 이기대공원과 동백유원지 사이를 해상으로 잇는 4.2km 구간에 케이블카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제안했다. 국내 최장 규모의 해상 연결 구간에 35인승 캐빈 91대와 해상 지주 3곳, 정류장 2곳을 건설하는 안이었다.

당시 시는 이 사업을 놓고 해운대구, 수영구, 남구 등 3개 구청과 부산연구원 등 33개 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치면서, 교통과 환경, 공공성, 지역 여론 등에서 걸림돌이 많다고 판단했다. 특히 해운대지역 교통 체증 해결책이 부족한 점과 이기대 공원 부지가 국가지질공원에 포함된 점, 옛 동국제강 부지 토양 오염 처리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덧붙여졌다. 해상케이블카가 단순한 여가·문화시설이 아닌 부산을 대표할 관광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찬성론과 광안리 바닷가와 이기대, 해운대 동백섬 등 자연경관을 훼손할 것이라는 반대론이 첨예하게 부딪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에 시는 사업 대상지에 사유지 등 공유재산이 포함될 경우 리맥의 타당성 조사를 거치도록 한다는 2015년 개정된 지침에 따라 허가 등의 결정에 앞서 지난해 10월 리맥에 용역을 의뢰했다.

시는 지난 17일 열린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사업 타당성이 매우 낮게 분석돼 사실상 사업 추진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내년 1월 말 최종 용역 보고서가 나오면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다. 부산시 유규원 관광마이스국장은 “경제성 등이 매우 낮게 나와 사업자도 이 상태에서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업성 외에 공공재 훼손이라는 문제도 있어 시에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블루코스트 관계자는 “리맥의 용역 결과가 부정적이라는 것은 전해 들어 알고 있다”면서 “시의 공식 입장이 나오면 해상케이블카 사업을 어떻게 할지 방향을 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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