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절도’ 부부 도운 부산 경찰 취약 아동 학업 돕기에 성금 쾌척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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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격려금 받은 부산진서 형사들
100만 원 그대로 복지관에 기부

무인 점포에서 라면과 생수를 훔친 50대 A 씨가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 붙잡혔다. A 씨가 주로 잠을 잤던 고시원 복도. 부산일보DB 무인 점포에서 라면과 생수를 훔친 50대 A 씨가 부산의 한 고시원에서 붙잡혔다. A 씨가 주로 잠을 잤던 고시원 복도. 부산일보DB

생활고에 시달리다 무인점포에서 라면과 생수 등을 훔친 정신장애 부부(부산일보 12월 22일 자 2면 등 보도)를 도와 화제가 됐던 부산 부산진경찰서 형사들이 사회복지관에 기부금을 전달해 연말 훈훈함을 더했다.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은 26일 부산진경찰서 형사2과로부터 이웃 돕기 성금 100만 원을 전달받았다고 27일 밝혔다. 기부금은 부산진구에 거주하는 취약계층 아동 교육비 지원에 사용된다.

부산진구사회복지관은 부산진구에 등록된 취약계층 가정 중에서 생활고가 심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 3명을 선정했다. 부산진구에서 할머니와 함께 사는 한 중학생은 할머니가 받는 노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 50만 원으로 생활을 유지한다. 월세를 내고 나면 한 달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이 학생은 “학원에 안 다녀도 괜찮으니 마음 쓰지 마라”며 할머니의 부담을 덜어 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아 좋은 성적을 유지하지만 의사가 되고 싶은 이 학생이 학업을 꾸준히 이어가기엔 형편이 어려웠다. 부산진구종합사회복지관은 조금이라도 경제적 부담 없이 공부를 지속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이 밖에도 생활고가 심각한 3남매 가정, 부채가 많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한부모가정 아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무인점포에서 라면과 생수 등을 훔친 정신장애 부부의 사연이 알려지자 부산시는 지난 22일 부산진경찰서 강력9팀 형사들에게 격려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이번에 부산진경찰서 형사2과가 사회복지관에 전달한 기부금은 시로부터 받은 격려금이다.

부산진경찰서 김재형 강력팀장은 “미약하지만 사회에 보탬이 될까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는 이들이 없도록 지자체와 지역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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