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부터 달려간 김경수… “영웅 행세” 비난한 국민의힘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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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뒤 첫 행보로 묘소 참배
“우격다짐으론 국민 통합 못 해”
김 전 지사 발언 두고 여야 논란
여 “사상범 코스프레” 십자포화
야 “노무현 가문에 대한 모욕”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이경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28일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발언과 행보에 정치권이 들썩였다. 그는 이날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는 것으로 출소 첫 행보에 나섰다. 그러나 여권은 사면을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라고 표현한 김 전 지사를 향해 뻔뻔한 영웅 행세라며 집중포화를 쏟아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면은 개인을 넘어 노무현 가문에 대한 모욕”이라며 김 전 지사 사면을 연신 비판했다.


■봉하마을 찾아 “국민통합” 강조

김 전 지사는 출소 첫 행보로 김해 봉하마을로 향했다. 28일 오전 10시 봉하마을에 도착한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후 너럭바위를 만졌다. 참배록에는 ‘대통령님께서 왜 그렇게 시민 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을 강조하셨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남아있는 저희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다. 참배를 전후해 지지자들이 몰려 “김경수 전 지사는 무죄다” “건강 잘 챙기시라”고 외쳤다. 눈물을 훔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 전 지사는 “지금 앞으로의 행보를 이야기하는 건 섣부른 일인 것 같다”며 “당분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 후 생각을 정리할 계획이다.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지사 측근은 “오늘 봉하를 찾았다가 개인 일정으로 가족들이 있는 진주와 서울로 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김 전 지사는 특별사면으로 이날 0시를 조금 넘겨 창원교도소를 나왔다. 출소 직후 김 전 지사는 “따뜻한 봄에 나오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추운 겨울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을 억지로 받은 셈"이라며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는데 통합은 이런 일방통행, 우격다짐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이 훨씬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불편을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지사가 지지자들을 만나 안부를 나누고 있다. 이경민 기자 김 전 지사가 지지자들을 만나 안부를 나누고 있다. 이경민 기자

■김 전 지사 발언 놓고 여야 격돌

여권은 김 전 지사의 ‘원치 않는 선물’ 발언을 두고 “사상범 코스프레” “뻔뻔한 영웅 행세”라고 강하게 몰아쳤다. 당권주자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던 반 민주 중범죄자가 자신의 죗값에 대해 백번, 천 번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마치 영웅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온갖 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방탄의원단’을 내세워 당 대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판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전 지사에 대한 사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사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입장 표명까지 한 김경수 지사를 굳이 복권 없는 사면을 하는 것은 사면권 남용”이라며 “이는 김경수 개인에 대한 모욕을 넘어서서 노무현 가문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포털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고, 이번 특별사면에서 복권 없이 사면돼 형기 만료 5개월을 앞두고 이날 창원교도소에서 출소했다. 다만 복권 대상에서 제외돼 2027년 12월 28일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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