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부서 국방 약화” “당일 대통령 송년회” 북한 무인기 놓고 공방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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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 보고
여야, 격추 실패 책임 ‘충돌’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지난 26일 발생한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과 우리 군의 격추 실패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무인기 관련 발언이 ‘팩트와 다르다’며 반격에 나섰다. 특히 윤 대통령의 “확전 각오” 발언에 대해 야당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 관련 긴급현안보고에서는 우리 군 대응작전과 윤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6개월”이라며 “국방의 약화와 군 해체 수준의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 축적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부에서는 드론 대책을 왜 못세웠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대통령께서 ‘확전을 각오하고 무인기를 올려보내라’고 지시했는데, (당일) 저녁에 송년회를 했다”면서 “전쟁을 각오했는데 한가하게 송년회를 하나. 국민들이 이해를 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무회의에서 “(드론 관련) 훈련이 전무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드론 훈련에 대해선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드론전투단 자체적으로는 훈련을 했다”고 인정했다.

정의당 배진교 의원은 “무인기 예산이 국회에서 50%나 삭감됐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배 의원은 “국방부와 협의해서 내년에는 사용될 수 없다고 해서 (삭감)한 것 아니냐”면서 “(드론 사태를) 의도적이고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의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의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와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게 “그동안 도대체 뭐 한거냐”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 앞서 이 장관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관련 보고를 받고 이같이 언급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은 27일에 이어 28일에도 정체불명의 항적을 북한 무인기로 추정하고 전투기를 출격시켰지만, 무인기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새 떼에 이어 이날은 ‘풍선’을 무인기로 오인했다. 28일 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정체를 알 수 없는 항적이 레이더에 일부 식별돼 비상대기 중이던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인천과 경기 북부 상공 등으로 전개했다. 레이더에 항적이 포착된 상공에서 공군 조종사가 눈으로 확인한 물체는 풍선의 모습이었고, 군은 항적이 북한 무인기의 흔적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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