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 경쟁력 40계단 수직 상승에 2년 안 걸렸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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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이젠 현실로] 달라진 도시 위상

세계적 기업 ‘부산행’ 문의 늘어
IT·바이오 등 첨단기업과 협약
글로벌스마트센터지수 평가
반기마다 62→41→27→22위
해외 여행 전문매체 잇단 호평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

지난해 10월 영국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한 부산 전경. 부산시 제공 지난해 10월 영국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한 부산 전경. 부산시 제공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부산은 이미 유치 활동 과정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더 부산’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부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격상돼 지난해 각종 글로벌 도시평가 지수에서 부산의 순위는 수직 상승했다.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가는 동안 부산에는 기업과 투자 유치가 늘어났고, 관광객이 모여들었으며, 도시 이미지가 한층 격상됐다.



■역대 최대 규모 기업·투자 유치 성과

‘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내걸었던 부산시는 지난해 71개 기업을 유치했다. 투자 금액은 3조 431억 원에 이른다. 2021년에는 23개 기업을 유치하고, 2조 1685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 한 해 동안 23개 기업 유치, 투자금액 4839억 원을 기록한 2019년은 물론 22개 기업 유치, 투자 금액 2815억 원을 기록한 2020년과 비교하면 2021~2022년의 성과는 비약적이다.

부산에 오는 기업들도 ‘미래형’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동안은 제조업과 물류업 위주의 기업들이 부산으로 왔다면 지금은 블록체인, IT, 바이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기업들이 부산시와 유치 협약을 맺고 있다.


정부와 함께 발로 뛰며 부산을 홍보하고, 투자 유치에 대한 부산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거듭 강조한 덕분에 세계적인 기업의 ‘부산행’ 문의도 줄을 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7월 시가 미국 IBM 본사와 양자컴퓨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해운대 센텀시티 세가사미 부지에 양자컴퓨터 복합단지를 만드는 사업도 포함됐다.

시의 김귀옥 투자유치과장은 “지난 2년은 기업 유치로 인한 투자 금액이 조 단위로 성장하는 엄청난 변화를 실감한 시간이었다”면서 “부산을 선택하는 기업들은 엑스포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은 물론 엑스포와 연계해 추진되는 24시간 운항되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북항 2단계 재개발 같은 인프라 발전을 매우 긍정적인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 22위 ‘껑충’

부산의 도시 경쟁력도 상승세다.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관인 Z/Yen(지옌)이 발표한 글로벌 스마트센터지수(SCI) 평가에서 부산은 전 세계 주요 도시 76곳 가운데 디지털 중심 스마트도시 22위에 올랐다. 서울이 24위로 평가돼 부산의 압도적인 성장세가 더욱 빛났다.

영국 런던에 있는 지옌은 2020년부터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세계 주요 도시의 디지털 중심 경쟁력 순위를 발표해 왔다. 부산은 2021년 상반기 62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후 같은 해 하반기 41위로 올라섰고, 이듬해 상반기 다시 27위, 하반기에 22위를 기록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특히 불과 1년 반만에 총 40계단을 수직으로 상승하는 기세를 보여 같은 기간 76개 평가 도시 중에서 가장 크게 순위를 끌어올린 도시가 됐다. 다른 도시들을 보면 세계 금융 중심지인 뉴욕과 런던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로스앤젤레스 3위, 샌프란시스코 4위, 홍콩 5위 등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싱가포르(8위), 도쿄(17위), 상하이(20위), 베이징(27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은 지옌이 발표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와 국제녹색금융지수(GGFI)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금융센터지수는 2021년 3월 36위에서 2022년 9월 29위로 올라섰고, 국제녹색금융지수는 2021년 4월 31위에서 2022년 10월 28위로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시의 이준승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스마트센터지수 평가 항목 6개 중 전문가 평판 부문에서 15위를 차지했다”면서 “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부산의 인지도가 크게 향상됐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금융중심지 부산의 잠재력도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숨 막히게 멋진 여행지 35곳 중 하나

사실 부산은 K팝 등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글로벌 젊은이들에게 더 사랑 받는 도시다.

'산과 바다를 함께 갖춰 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며, 문화와 음식 등 관광자원이 조화를 잘 이뤄 모든 여행객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도시.'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지난해 10월 부산을 ‘2023년 숨이 막히도록 멋진 여행지 35선’ 중 한 곳으로 선정하면서 덧붙였던 선정 이유를 보면 부산이 얼마나 ‘핫’한 도시인지 가늠할 수 있다. 자연, 문화, 가족, 모험, 커뮤니티 5개 부문에서 각 7개 지역을 선정했는데, 도시 단위로 뽑힌 것은 아시아에서 부산이 유일하다.

온라인 여행 전문매체 ‘더 트래블’도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부산을 ‘더 이상 서울의 그늘이라 할 수 없는 흥미진진하고,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도시’로 소개하며 용궁사, 태종대, 황령산, 아홉산 숲, 자갈치, 범어사 등을 방문해 보라고 추천했다.

프랑스 온라인 미디어 ‘디모티베이터’ 또한 같은 달 범어사, 자갈치시장, 태종대, 용두산공원, 영화의전당, 이기대, 센텀시티, 유엔기념공원 등 부산의 명소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부산을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를 갖고 있다. 한국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아름다운 풍경, 해변과 같은 관광 명소들이 있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라고 안내했다.

더불어 시의 자매·우호협력 도시도 엑스포 유치 활동에 힘입어 확대됐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19년 11월까지 27개국 37개 도시로 멈춰 있던 자매·우호협력 도시는 2022년 30개국 40개 도시로 늘어났다.

시는 지난해 9월 중앙아시아를 거쳐 프랑스 파리로 향했던 유라시아시민대장정 당시, 중앙아시아 도시로는 처음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맺었다. 10월에는 박형준 시장의 엑스포 유치 활동과 함께 아프리카 최초로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11월에는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와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올해 6개 국가 6개 도시에서 추가 제안이 들어와 우호협력도시 체결을 준비 중이다.

유라시아시민대장정을 이끌었던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은 “드라마와 K팝 등으로 한국의 인지도가 이미 높은 데다 엑스포 유치 홍보 덕분에 부산의 위상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면서 “경제, 문화, 교육,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산과 교류 협력을 원하는 도시가 늘어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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