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동절기 혈액수급 안정화 위한 헌혈 동참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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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균 부산혈액원장


지난해 겨울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지역단체, 군부대 등의 단체헌혈 취소가 이어졌다. 이는 혈액보유량 급감으로 이어졌고, 겨우내 부산의 혈액 보유량은 2일분을 조금 넘겨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부산혈액원은 부산지역 병원의 혈액 공급을 일부 제한할 수밖에 없었고, 혈액 공급이 줄어들자 병원에서는 수술 일정을 미뤘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직접 헌혈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 지정헌혈이 급증했고,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겨우내 지속됐다.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를 앞둔 지금도 헌혈은 좀처럼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고등학교, 군부대, 지역단체들이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교에서 헌혈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이들도 헌혈이 무서워 선뜻 헌혈의집을 찾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이 매년 겨울방학과 한파로 인한 반복적 헌혈 감소와 맞물려 올겨울 혈액 수급 전망을 더욱더 어둡게 하고 있다. 이것이 동절기 헌혈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다.

동절기 헌혈자 확보를 위해선 우선 부산시와 부산혈액원 간의 협업이 중요하다. 혈액관리법 제4조는 헌혈 장려를 위해 국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부산시도 헌혈 장려와 헌혈자 예우를 위해 혈액원과 협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부산시는 생애 첫 헌혈자가 지속적으로 헌혈에 동참할 수 있도록 헌혈 재참여(2회)자를 위한 기념품을 관내 헌혈의집에 배부했고, 100회 이상 다회 헌혈 참여자들에겐 특별 선물을 제공했다.

또한, 헌혈문화 확산에 공이 있는 단체와 인사들에게 부산시장 표창을 수여하는 등 헌혈자 예우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 다만 그동안 부산시는 예산의 한계로 사업을 크게 확대할 수 없었는데, 다행히 관련 부서와 부산시의회의 노력으로 2023년 헌혈 권장사업 예산이 일부 증액됐고, 부산시는 동절기 혈액 수급 대응을 위한 추가 사업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역 혈액 공급을 책임지는 기관은 부산혈액원이므로 부산시가 혈액원과 협업해 동절기 헌혈 증진 사업을 추진한다면 겨울철 혈액 수급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하여 지역단체의 적극적 헌혈 참여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코로나19로 단체헌혈은 급감했고 혈액 수급 사정도 어려워졌다.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가 예정될만큼 상황이 완화되고 있으므로 동절기 안정적 혈액 수급을 위해선 군부대를 비롯한 공공기관과 지역단체의 적극적인 헌혈 동참이 필수적이다.

더불어 개인의 헌혈참여도 필요하다. 부산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헌혈의집을 통한 개인헌혈은 단체헌혈에 비해 감소 폭이 크진 않았다. 이는 지난 3년간 수혈용 혈액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혈액 수급이 어려울 때 시민들에게 헌혈 참여를 호소하는 재난문자를 발송했고, 부산혈액원은 헌혈 참여를 독려하는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시민들의 헌혈 동참이 이어졌다. 동절기에 단체헌혈이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헌혈이 혈액수급 안정화의 유일한 대안이다. 그러므로 시민들의 자발적 헌혈 참여는 계속되어야 한다.

현대의 과학기술로도 혈액을 대체할 인공물질을 만들 순 없다. 그래서 사람의 몸에서 만들어진 피만이 수혈이 필요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하지만 매년 겨울 헌혈은 감소하고, 병원에서 혈액을 기다리는 환자는 늘어난다. 지역사회가 특히 동절기 헌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부산 내 헌혈의집은 14개소이며 주요 지역마다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앱인 '레드커넥트'를 이용해 헌혈 시간을 예약할 수 있어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따라서 헌혈 참여를 위한 약간의 수고만 감수하면 건강한 청소년과 성인은 원하는 시간에 헌혈에 동참할 수 있다. 동절기 안정적인 혈액확보를 위해 값진 생명나눔에 동참해 주실 것을 지역사회와 부산시민께 호소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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