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얼굴 가린 채 검찰 송치…“살인해서 죄송하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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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사건 송치
모자·마스크로 포토라인서도 얼굴 완전히 가려
경찰, 동거녀 시신 수색 작업 재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에서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이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 씨가 검찰에 송치됐다. 동거녀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더 큰 굴착기를 투입해 계속된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이 씨에게 강도살인·살인, 사체유기, 사체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송치했다. 택시 기사를 살해할 당시 이 씨의 재정 문제 등 전반적인 정황을 토대로 강도살인 혐의가 추가됐다.

이 씨는 이날 오전 9시께 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포토라인에 선 이 씨는 “피해자 유가족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답한 뒤, 이어 “무엇이 죄송하냐”는 추가 물음에는 “살인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추가 피해자는 없냐는 질문에는 “없습니다”고 답했다.

공식적으로 언론에 처음 노출된 이 씨의 얼굴에 관심이 쏠렸으나, 외투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완전히 가린 상태였다. 이 씨의 의사에 따라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것인데, 공개된 증명사진은 검거 당시의 나이와도 맞지 않고 후보정이 가미돼 실물과 달라 신상정보 공개의 효력이 떨어진다는 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경찰의 과학수사와 동거녀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은 계속된다. 경찰은 이 씨의 주거지 등에서 확보된 혈흔과 머리카락 등에서 남성 1명, 여성 3명의 DNA가 나왔다는 결과를 받았다. 특히 혈흔에서 여성 2명의 DNA가 검출돼, 경찰은 이를 토대로 DNA의 신원 대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집을 방문한 여성들은 현재 여자친구, 잠깐 교제했던 여성, 청소도우미, 이 씨의 어머니 등으로 조사됐는데, 여러 증거와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범죄 피해자가 추가로 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살인사건의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려면 혈흔에서 검출된 DNA가 숨진 동거녀인 것으로 확인돼야 하는데, 유가족도 연락이 잘 닿지 않고 있어 대조군이 될 만한 DNA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또 전날 오후 이 씨 동거녀 시신의 매장지로 추정되는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수색을 재개했다. 동거녀 시신을 강가에 내다 버렸다고 주장했던 이 씨는 경찰의 수색 개시 일주일만인 전날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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