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 19라운드
후반 27분 리그 4호 골 터트리며 9경기 만에 골맛 봐
EPL서만 통산 97골…토트넘 통산 리그 득점 2위 등극
토트넘은 4-0 완승, 맨유에 승점 2점 차 리그 5위 유지

토트넘의 손흥민이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기나긴 골 침묵을 깨고 골을 터트린 뒤 안면보호 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포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드디어 터졌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이 기나긴 골 침묵을 깨고 리그 4호 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토트넘의 4-0 완승에 힘을 보탰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멀티골에 손흥민, 맷 도허티의 골을 더해 기분 좋은 대승을 거뒀다.

리그 3경기 만에 승리를 따낸 토트넘은 승점 33(10승 3무 5패)으로 리그 5위를 유지했다.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5·11승 2무 4패)와 승점 차는 2점이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점유율을 높이며 공세를 펼쳤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답답한 가운데 전반을 마친 토트넘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골 세례를 퍼부었다.

후반 3분 이반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케인이 헤더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어 케인은 후반 8분 브리안 힐이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패스를 오르발 슛으로 마무리해 멀티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2-0으로 벌렸다.

후반 23분엔 손흥민이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찔러준 패스가 수비수 발 맞고 굴절돼 도허티에게 연결됐고, 도허티가 강하게 슈팅해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도움으로 기록될 뻔했으나, 의도와 맞지 않게 공이 휘어져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손흥민은 4분 뒤 기어코 골을 뽑아냈다. 후반 27분 케인의 로빙 패스가 상대 수비수 몸 맞고 흐른 공을 손흥민이 곧바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쐐기 골을 쏘았다.

토트넘의 손흥민(왼쪽 두 번째) 5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리그 4호 골을 터트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9경기 만이다. 지난해 9월 레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무려 110일 만에 리그에서 골맛을 봤다. 지난해 10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멀티골 이후로는 84일 만의 득점이다.

그만큼 긴 침묵 끝에 터진 득점이기 때문인지 손흥민은 골을 넣은 순간 안면보호 마스크를 힘차게 벗어 던지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팀 동료들도 손흥민을 둘러싼 채 기쁨을 나눴다. 이번 득점으로 손흥민은 올 시즌 EPL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게 됐다. 챔피언스리그 두 골 포함하면 공식전에서 6골 2도움을 올렸다.

EPL에서만 통산 97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테디 셰링엄과 함께 토트넘 통산 리그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케인(198골)이다. 또 이날 경기는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나선 자신의 EPL 200번째 선발 출전 경기였다.

멀티골을 넣은 팀 동료 케인도 새 기록을 세웠다. 이날 자신의 300번째 리그 경기에서 통산 198골을 기록한 케인은 앨런 시어러(196골)의 ‘EPL 300경기 최다 골’을 넘어섰다.

경기 뒤 손흥민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팀에 정말 미안했다. 오늘이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나를 비롯해 우리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득점은 자신감을 되찾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다가오는 경기들에선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선수는 자신감을 위해 골이 필요하다. 소니에게 (이번 득점은)정말 중요하다”고 기뻐했다. 이어 그는 “소니는 팀원들에게 100％의 신뢰를 받는다. 우리에게는 중요한 선수고 지금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이 또 한 번 답답한 저녁을 보낼 뻔했으나, 상대를 압도하고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기쁨으로 포효했다. 그는 도허티의 골에도 관여했다”며 “부족했던 자신감이 이날 득점으로 다시 흘러넘치길 바란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 평점 8.3점을 받았다. 이는 멀티골을 넣은 케인(9.3)과 도허티(8.6)에 이은 세 번째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