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정한 선진국인가? 근현대사를 통해 구하는 ‘해답’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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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새 길을 찾다/한국의새길을찾는원로그룹

〈한국의 새 길을 찾다〉는 민간 싱크탱크 NEAR 재단(이사장 정덕구)의 기획물이다. 오늘 한국의 문제점을 근현대사를 통해 진단하면서 그에 대한 답을 구하겠다는 기획이다. 이른바 국가 원로 15명(김성수 이홍구 이종찬 김진현 김병익 김종인 최상용 김학준 이태진 윤동한 김황식 송민순 김대환 김도연 이광형)과 현역 학자 8명(송호근 강원택 김남국 김병연 박태균 김은미 장덕진 권현지)이 참여해 독자적인 글을 쓰거나, 단독-집단으로 대담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1부 ‘근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는 3편의 글이 실렸다. 2부 ‘근현대사와의 대화’에는 ‘라운드 테이블’이란 이름으로 8건의 대담이 실려 있다.

한국은 세계 주류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과연 진정한 선진국인가, 라는 것이 책을 관류하는 물음이다. 날로 커지는 이념 계층 세대 간 갈등으로 찢긴 것이 대한민국이고, 저출산 문제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세계적 국가가 완성되는 순간에 건국 이후 최대의 초특급 총체적 복합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다.

정덕구는 공공 부문의 창조적 혁신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정치권 관료 공공기관 시민사회 언론 학교가 공공 부문이다. 1987년 체제의 한계 속에서 정치는 흉물이 됐고, 관료는 잘못된 정치에 굴종하고 비대한 공기업의 퇴락과 어우러지면서 책임은 지지 않고 권력만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인은 “한국 사회는 극단의 정치를 극복하지 못하면 희망이 없다”고 경고한다.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한국의 각종 문제를 집단적으로 궁구한다. 2030년이 데드 라인이라는 인구 문제도 그중 하나다.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그 전에 전향적인 인구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병익은 “예의 없음이 민주화라는 이름으로 허용 정당화되었다”며 “품위 있는 문화를 위한 사회 교육과 준절한 예의 사회를 키울 문화 훈련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원로들 모두는 사회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그 과정에서 리더십의 역할을 강조한다. 이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권력 구조를 바꾸는 개헌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각제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의외의 인물이 총리나 장관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해서 내각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교육 문제는 미래를 향한 중차대한 문제다. 창조적 파괴, 혁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 문제를 가지고 오래 생각하는 힘, 그게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한 창조력이라 생각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학벌주의의 뿌리인 대학 입시 제도도 손봐야 하며, 동시에 대학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한다.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교수 정년제까지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동북아 지형 속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중·일이 서로 적, 경쟁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평화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핵 문제의 경우, 억지로 되지 않는 일을 밀어붙이지 말고 북한이 그냥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대화도 하고,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면서 이 시기를 지나가는 것이 낫다는 제안도 나온다.

책은 “전현직 대통령, 각료, 정치 사회 지도자, 성직자, 교수, 언론인 모두가 자신의 책임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현실 문제를 꿰뚫어 보며 국가 미래를 위한 통찰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한다. 한국의새길을찾는원로그룹 지음/청림출판/544쪽/2만 7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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